[재테크 패러다임 전환⑤]"45세 가장, 저축액 70% 연금으로 갈아타라"

by성선화 기자
2015.03.18 15:30:14

금리 연 1%시대, 재테크 전문가 긴급 좌담회
연금도 3층 포트폴리오 구성..종신 실적 확정 상품으로 분산해야
대출금리 더 떨어질 가능성 낮아…집 살 땐 '고정금리' 바람직
도심 수익형오피스 공실 맞지만 공급 적은 '중소형'은 투자할만

[이데일리 성선화 김성훈 기자] “금리 1%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재테크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장롱 속에 있던 고금리 보험, 예·적금 상품도 꺼내 리빌딩(재건축)해야 합니다.”

기준금리 1% 시대를 맞아 금융권 전문가들은 기존 재테크에 대한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존 예금자와 대출자, 주택 실수요자와 투자자 등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자산배분 전략도 새롭게 전환돼야 할 시점이다.

18일 이데일리는 금리 1% 시대를 맞아 2014하나은행우수 PB상을 수상한 김영훈 하나은행 PB1부 영업센터 부장, 변액펀드 운영 전략 전문 유기현 PCA생명 부장, 강남 빌딩 특화 정영철 밸류리얼티부동산중개 법인 과장, 정영진 칸중개법인 과장 등과 함께 긴급 직구좌담회를 가졌다.

▲지난 18일 이데일리 본사에 열린 ‘금리 1%시대, 재테크 패러다임 전환’ 직구토크에서 (사진 왼쪽부터)정영진 칸중개법인 과장, 유기현 PCA생명 부장, 김영훈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부장, 정영철 밸류리얼티부동산중개법인 과장 등이 금리 1%시대에 적합한 재테크 전략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전격 인하하며 본격적인 금리 1% 시대로 접어들었다.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사실 ‘체감 금리’ 임계치는 연 3%였다. 시중금리가 연 5%→연 3%대로 조정되는 시기에 변화폭이 컸다. 최근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졌지만 은행 예금이 급격히 줄어들 것 같진 않다.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 예금과 주식의 양극단 사이엔 엄청나게 다양한 상품들이 존재한다. 과거 예·적금 형태의 금융상품이 다른 형태로 은행에 예치될 수 있도록 리빌딩해야 한다. 은행 PB들이 좋은 상품을 집어주는 ‘픽커’(picker)였다면 이제는 신뢰할 만한 네트워크를 연결해 종합하는 ‘큐레이터’(curator) 역할을 한다. 지금은 네트워크만 좋으면 많은 노력을 안 들이고 더 좋은 상품을 살 수 있다.

=과거 고금리 상품을 팔았던 보험사는 금리가 떨어지면 골치 아프지 않나.

▶=물론 역마진 리스크가 있다. 저축성 보험의 최저 보증 이율이 2%인데 기준금리가 이보다 더 떨어졌다.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지면 역마진이 문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 여파로 현장에선 변액보험상품 가입자는 늘고 있다. 최근 외국계 S은행의 경우 초회보험납입금이 두 배로 뛰었다.

▶=과거 가입했던 보험상품에 추가 납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최고 보험상품의 경우 연 3% 이상 금리 상품이 많다. 보험이든 적금이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고금리 상품을 찾아 추가 납입하면 도움이 된다.

=확실히 실수요 부동산 시장은 살아나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의 강남 빌딩 시장은 어떤가.

▶=금리 인하 후 매수 문의는 많이 늘었다. 주로 10억~20억원 현금 보유자들이다. 주로 50억원 내외의 물건을 찾지만 괜찮은 매물이 없다. 건물주도 시세가 50억원인 줄 알지만 다른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호가를 60억원으로 올려버린다. 결국 안 팔겠다는 의미다 .

▶=은행에서도 10억~20억원대 고객들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 문의가 늘었다. 빌딩을 한 채를 사기엔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 보니 한 층으로 된 구분 상가 등을 많이 찾는 편이다. 반대로 공실이 많은 어정쩡한 건물 소유자들은 공실 마케팅을 통한 매각을 시도한다.

=궁금한 것은 은퇴자나 일반 직장인들의 재테크다. 더 이상 예·적금만으로는 재테크가 불가능한 시대다.

▶=사실 저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쪽은 이자 수입으로 생활하던 은퇴자들이다. 30대~40대 젊은 층들은 적더라도 매달 나오는 월급이라도 있다. 50대 초반 은퇴를 하면 그야말로 생계가 막막해진다. 예전에는 현금 30억원이면 노후 준비가 필요없다는 말도 있었다. 요새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다. 이 때문에 45세 이후에는 월 저축액의 70%를 연금으로 돌려야 한다. 앞으로 금리가 더 낮아진다면 노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다만 연금상품에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은퇴후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 종신연금, 실적연금, 확정연금으로 연금저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다. 맨 밑바닥이 되는 1층은 죽을 때까지 받는 종신연금이고 그다음으로 운영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실적형 연금과 확정 기간을 보장하는 확정 연금형 상품으로 하면 된다. 50대 초 은퇴 이후 65세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가 돈이 가장 많이 필요할 때다. 변액보험 상품의 중도인출 제도 등을 활용해 이 기간의 생활자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노후 대비는 물론 절세 효과가 있는 개인퇴직연금계좌(IRP)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직장인들의 경우 IRP를 잘 활용하면 좋다. 올해부터 연 300만원까지 추가 납입 시 연말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은 이미 절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에는 자산운용에 대한 문의보다는 증여플랜에 대한 문의가 더 늘고 있다.

▶=예컨대 목돈으로 받는 상여금을 IRP에 추가 납입하면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서민들은 달랑 집 한 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5년 가까이 문의조차 없다가 최근에야 강남 고가 아파트들도 팔리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집을 2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다르지만 1채는 이성적인 접근을 하지 않는다. 절박함 때문이다. 전셋값은 실제로 더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이것이 잠재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

▶=실수요라면 집을 사는 게 맞다. 재테크 측면보다는 심리적 이유가 크다. 고가 대형 아파트 보유자들은 집을 줄여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대신 변동 금리보다는 고정 금리를 추천한다.

=추가 금리 인하 전망도 있다. 그런데도 고정보다는 변동 금리가 나은가. 기존 대출자 입장에서 지금 갈아타는 게 좋을지 기다려야 할지도 고민이다.

▶=개인적으로는 대출금리는 더 떨어질 게 없다고 본다. 앞으로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보다는 차라리 고정 금리가 안전하다고 본다. 대출 갈아타기도 3년 이내 중도상환 수수료가 발생할 때는 실익을 잘 따져봐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실수요자가 집은 사야 한다면 수익형 부동산은 어떤가.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이고 상가는 몸값이 비싸서 수익성이 떨어진다.

▶=수익형 부동산은 답이 없다. 강남 테헤란로변 금융회사 본사 건물들도 임차해서 쓰다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부서 이전을 해 공실이 많다. 옆 건물의 박모 연예인 빌딩도 텅텅 비었다.

▶=요즘 오피스빌딩은 공실이 너무 많다. 업계에서 ‘요즘같이 공실이 많은 적이 없다’는 얘기를 한다. 오피스 공급 대비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심 대형 오피스가 아닌 소형 오피스는 또 나오자마자 빠져나간다. 전날에도 매물이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계약이 됐다. 수익형 오피스는 대형보단 중소형이 경쟁력이 있다.

▶=서울 시내에서 6%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은 부동산 펀드뿐이다.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투자할 수 있다. 모든 자산의 유동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구체적인 금융상품 얘기를 해보자.

▶=펀드든 지수연계파생상품(ELS)든 투자 전략을 담는 일종의 ‘그릇’이다. 먼저 국내외 시장 전망을 한 후 어떤 그릇에 담을까를 고민하면 된다. 미국은 금리인상 이슈가 있지만, 통계적으로 인상 이후 오히려 랠리가 예상된다. 유럽 역시 양적완화로 한동안 좋은 장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다만 미국 지수에 투자하기보다는 헬스케어, 소비재 등 특정 테마에 투자하길 추천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실업률 하락 등 청신호가 분명해 올린 것이다. 반면 유럽은 다소 부정적이다. 전례없는 양적완화로 부양을 하고 있는데다 그리스 문제가 아직 다 해결됐다고 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