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대 총장들 “AIDT, 교육자료 격하 반대”
by신하영 기자
2024.12.20 17:39:18
12개大 총장 입장문…“국회 법개정 유보” 촉구
“정부도 정책 보완, 교육 현장 혼란 최소화해야”
“과제 중단하기엔 중요성·매몰비용 상당” 우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가 ‘교과서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전국 교육대학(교대) 총장들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 내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초등학생들이 AI 교과서를 사용해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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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기술 대전환 시대에 AIDT 추진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분명하다”며 “AI 교과서를 ‘교육 자료’로 격하해 학교장에게 선정과 운영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시대 변화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AIDT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게 골자다.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된다면 AIDT는 교과서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다.
총장들은 “교육계는 과감하게 AI 기반 교육의 발걸음을 떼었으며 이를 위해 교과서 개발, 교사 연수, 인프라 확충 등에 많은 자원을 투자했다”며 “전국의 교원양성대학 또한 미래 교사의 AI 역량 계발을 위해 커리큘럼을 개편하고 인프라 구축을 끝낸 상태”라고 지적했다.
총장들은 이어 “산발적인 사례와 막연한 예단으로 지금까지 진행해 온 과제를 중단하기에는 그 중요성과 매몰 비용이 너무 크다”며 “제기되는 우려를 감안해 최초 적용 범위를 조절하고, 부작용을 점검하면서 점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 정책은 일관성과 신뢰성, 예측 가능성을 지녀야 하며 단계적·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AIDT의 경우에도 추진 과정에 일부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 방향 면에서, 그간 투입한 자원과 성과 면에서 그 당위성과 필요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년 적용을 앞두고 성급하게 ‘교과서’에서 ‘교육 자료’로 격하해 불필요한 비용을 늘리기보다는 적용 시기·범위·방법 등을 조절하면서 검증과 숙의를 통해 연착륙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 국회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잠시 유보하고, 정부는 내년도 전면 실시 계획을 수정·보완해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입장문에는 경인교대·공주교대·광주교대·대구교대·부산교대·서울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청주교대·춘천교대·한국교원대·제주대 등 12개 대학 총장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