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 넘어 '자율주행차 HBM' 가속 페달
by김응열 기자
2024.09.23 17:51:48
웨이모에 3세대 HBM 샘플…엔비디아 등도 협력 논의
HBM 응용처, AI 데이터센터 넘어 자율주행차로 확대
엔비디아·SK하이닉스 동맹으로 車 메모리 판 흔드나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메모리를 준비하는 동시에 유망한 미래 시장으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메모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카’로 알려진 웨이모 자율주행차에 3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샘플을 보낸 데 이어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자율주행 솔루션을 갖춘 기업들과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넘어 자율주행차용 시장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자율주행 솔루션을 갖춘 기업들과 접촉해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도 온디바이스AI 기기가 되면서 자율주행차용 HBM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자율주행차에 탑재할 HBM 파트너 물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웨이모 자율주행차량에 HBM2E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웨이모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로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웨이모 외에 자율주행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이 꼽힌다.
그간 HBM은 데이터센터용 위주로 판매돼 왔다. 현재 자동차에 주로 쓰이는 메모리는 저전력(LP)DDR 제품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율주행용 칩에도 HBM이 필수가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는 수많은 센서를 통해 외부에서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이를 처리한다. 처리할 정보가 많아지면 더 빠른 연산을 지원할 메모리가 받쳐줘야 하고 HBM이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본격화할 경우 SK하이닉스로서는 특히 엔비디아와의 HBM 동맹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가속기용 HBM을 대량 공급하는 중이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AI가속기뿐 아니라 자율주행 프로세서 ‘오린’을 제작한다. 오린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능을 한 데 담은 시스템온칩(SoC)이다. 지난 2019년 공개한 제품으로 볼보와 벤츠, 재규어랜드로버 등 자동차회사가 엔비디아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엔비디아는 오린의 후속작인 토르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 양산되는 차량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향후에는 데이터센터보다 자율주행차가 HBM의 큰 손이 될 것”이라며 “차량용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