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피벗’ 강력 시사한 파월…통화정책 방향타 돌린다

by김상윤 기자
2024.08.01 15:04:31

7월 FOMC…기준금리 5.25~5.5% 유지했지만…
파월 "금리인하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빅컷 가능성엔…"지금 당장 생각하는 게 아니다"
시장은 세차례 인하 가능성도…10년물 금리 4.0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7월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통화정책의 다이얼을 돌리기 시작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하며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지난 2022년 3월부터 시작한 긴축 사이클을 종료하기 위해 드디어 ‘항공모함’이라고 불리는 통화정책의 ‘방향타’를 돌리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연준은 30~3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5.25~5.50%)으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8회 연속 동결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가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인식”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고용시장 상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9월 회의 때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미 이번 회의에서 조기 금리 인하 논의도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실질적인 논의가 오갔다”며 “강력한 다수가 이번 회의에서는 움직이는 것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가둔화세가 현재처럼 이어진다면 9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특히 이젠 물가 둔화보다는 고용 안정에 정책 초점을 더 잡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냉각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방 위험은 감소했다”며 “고용 책무에 대한 하방 위험은 이제 현실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경제나 고용이 급격하게 악화할 경우 빅컷(0.5%포인트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는 “지금 당장 우리가 생각하는 게 아니다”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선을 그었다. 점진적으로 0.25%포인트씩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세 차례까지 금리인하가 가능할 수 있다는 베팅이 늘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고, 11월 현재보다 50bp 인하할 가능성도 74%까지 올라섰다. 12월에 75bp 내려갈 가능성도 74.4%에 달한다. 글로벌투자은행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9월 인하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9월과 12월에 각각 25bp 인하하고 내년에도 인하를 이어가 2025년말에는 3.5~3.75%가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내다봤다. 이날 FOMC가 끝난 이후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05%까지 뚝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