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웰빙 레스토랑 '르 팽 코티디앵'…美사업 파산신청

by방성훈 기자
2020.05.28 14:40:12

매출 절반 차지하는 뉴욕…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영향
경쟁사에 300억弗 자산매각 합의…법원 승인 대기중
크래프트워크스 등 美외식업체 파산·구조조정 잇따라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명 벨기에 제과·레스토랑 체인인 ‘르 팽 코티디앵’ 미국 사업부가 코로나19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전역에 내려진 봉쇄령 등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르 팽 코티디앵은 다른 소매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르 팽 코티디앵 미국 사업부가 이날 델라웨어주 북부 윌밍턴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령 등으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매출의 절반 이상이 뉴욕 시내 식당가 인구 밀집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뉴욕은 미국 내 코로나19 진원지로 불릴 만큼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한 뒤 강력한 봉쇄 조치를 시행해 왔다.

르 팽 코티디앵은 웰빙·유기농을 컨셉으로 내세우며 빵집과 식당을 겸하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레스토랑이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처음 생긴 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홍콩 등 세계 각지 주요 도시에 진출해 있다.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르 팽 코티디앵은 미국에서 운영중인 98개 영업점을 모두 폐쇄하는 완전 청산은 피하고 싶다며 경쟁사인 오리파이에 회사를 300만달러에 매각하겠다고 제안했다. 오리파이는 해당 제안에 이미 합의했으며 현재는 법원 승인만 남은 상태다. 구조조정 책임자인 스티븐 플레밍은 “매각이 성사되면 35개 지점은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직원들을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WSJ은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많은 외식업체들이 자산 매각이나 파산, 구조조정 등을 이미 시행했거나 검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 ‘브리오 앤드 브라보’의 모기업 푸드퍼스트 글로벌 레스토랑도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자산을 인수해줄 곳을 찾고 있다. ‘로건스 로드하우스’, ‘골든 비어쉬’ 체인 등을 운영하는 크래프트워크스 홀딩스는 전체 지점의 3분의 1을 폐쇄했으며, 나머지 자산들도 시세보다 싸게 매각을 추진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약 90년 전통의 햄버거 체인 크리스탈 코퍼레이션도 파산을 면하기 위해 자산을 팔아치우고 있다.

WSJ은 “코로나19가 많은 외식업체들을 재정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많은 곳들이 파산을 신청하거나 일부 지점을 폐쇄했으며 자산 매각을 시도하는 등 르 팽 코티디앵과 동일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