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1순위 마감 '비법' 찾아봤더니…

by정수영 기자
2013.10.07 17:48:24

분양시장 핫 키워드 ''4개'' 눈길
중소형·4베이·판상형·4베이… 청약 흥행 보증수표 역할

주상복합아파트인데도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된 ‘위례 아이파크’ 전용 87㎡A타입 설계도.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지난달 12일 청약 1순위에서 평균 1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위례 아이파크.’ 이 아파트는 요즘 분양 열기가 가장 뜨거운 위례신도시에 선보여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인기 비결이 단지 ‘위례신도시’라는 입지적 요소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아파트는 최근 분양시장의 핫 트렌드인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아파트 트렌드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실속형 설계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져서다. 분양시장 성패를 가르는 네 가지 트렌드는 소형·판상형·4베이((방과 거실 등 4개의 공간이 건물 전면에 배치되는 구조), 그리고 알파룸이다. 중대형·타워형·2베이 등이 인기를 끌던 몇년 전과는 확연한 차이다.

위례 아이파크의 경우 위례신도시에서 보기 드문 중형인 전용 87㎡가 전체(373가구)의 45%인 168가구를 차지한다. 대형보다는 중소형 인기를 고려한 배치다. 실제 청약 결과에서도 87㎡ 5개 타입은 평균 경쟁률이 19.4대 1로 전체 경쟁률보다 높았다. 특히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된 87㎡A타입은 39가구에 2382명이 지원하면서 6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알짜 물량이 풍성한 올해 가을 분양시장은 이 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 트렌드 경연장이다. 건설사들로서는 까다로워진 수분양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이 4가지 트렌드를 놓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주택시장 대세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다. 중대형은 가격뿐 아니라 세금 부담도 만만찮다. 3.3㎡당 부과되는 공동관리비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집값 하락 폭이 중소형에 비해 중대형이 훨씬 크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하우스푸어들이 소유한 주택이 대부분 중대형인 것도 무관하지 않다.

건설사들도 당연히 중소형 위주로 공급시장에 나서고 있다. 기존 중대형으로 지었던 단지도 다시 중소형으로 변경할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신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87%가 중소형이었다. 올해 나오는 분양 물량도 대부분이 중소형이다. 올 가을 분양시장에 나온 신규 아파트 물량 중에서도 90% 이상이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으로 이뤄졌다.





중소형 아파트가 대세를 이루면서 작지만 넓게 쓸 수 있는 평면이 인기다. 최근 3.5베이와 4베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4베이 구조는 채광성과 통풍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베이’(bay)란 전면 발코니를 기준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 구획을 말한다. 전면 발코니에 접한 거실과 방의 숫자다. 예컨대 발코니 기준으로 거실과 침실이 하나씩 배치하면 2베이 구조가 된다. 4베이는 서비스 면적이 많아 최근 작은 평수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최근 시장에 나온 분양 물량은 대부분 4베이를 적용하고 있다. SK건설이 이달 인천 남구 용현학익지구에 분양하는 ‘인천 SK 스카이뷰’는 전용 59㎡의 소형인데도 4베이를 적용했다. 금호건설이 분양 중인 경기도 평택시 ‘용이 금호어울림’도 4베이 구조가 기본이다. 롯데건설이 경기 안성시에 내놓은 ‘안성 롯데캐슬 센트럴시티’의 경우 총 2320가구 모두 전용면적 84㎡ 이하의 중소형이지만 4베이 판상형으로 구성됐다.

4베이 구조의 또다른 장점은 알파룸 등 서비스면적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 A2-9블록에 분양하는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는 확장 때 안방과 연계된 알파룸을 둬 드레스룸을 만들 수 있게 했다. 또 94㎡D·101㎡D 타입은 확장 때 침실과 주방 사이에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알파룸을 제공한다. 지하 주차장에는 가구별 계절 창고도 마련된다. ‘미사 강변 푸르지오’에도 84㎡형에 알파공간을 갖췄다. 효성이 이달 천안에 분양하는 ‘스마일시티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에도 알파룸과 멀티룸을 선보인다. ‘인천 SK 스카이뷰’도 전용 84㎡ 타입에 ‘알파룸’ 평면을 적용했다.

단지를 ‘일자’ 형태로 배치하는 판상형 아파트도 늘고 있다. 한때는 성냥갑 아파트니, ‘밋밋한 외형이니’ 하며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판상형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반대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처럼 화려한 외관으로 주목받던 타워형은 고에너지와 비효율 비난을 받고 있다.

판상형은 남향 위주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잘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동간 거리를 넓히는가 하면 앞 뒤 동 층수와 배치를 달리해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주상복합아파트들도 이 구조로 많이 선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 6월 분양한 ‘위례 힐스테이트’는 주상복합단지이지만 판상형과 타워형이 혼합 배치됐다. 하지만 청약 결과는 달랐다. 판상형으로 설계된 전용 99㎡A(61가구)와 탑상형인 99㎡B(62가구)는 청약 평균 경쟁률이 각각 35.7대 1, 16.1대 1로 큰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