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8일째…“산업 누적피해 1.6조원 추산”

by김형욱 기자
2022.12.01 15:26:17

산업부, 주요 업종별 긴급 수급 점검회의
"상황 엄중…업무개시명령 등 조치 강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계 피해가 누적하고 있다. 시멘트와 철강, 자동차, 정유 등 주요 업종 산업 피해 추산액이 지난 7일 간 1조6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주요 업종별 화물연대 파업 물류차질 피해 규모. (표=산업부)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주재로 주요 업종별 긴급 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시멘트, 철강, 자동차, 정유 등 분야의 출하 차질 규모가 잠정 1조5908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업종별 출하차질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한 액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24일 총파업(운송거부)에 돌입했다. 그 사이 정부와 두 차례 교섭도 진행했으나 결렬됐으며 정부가 시멘트 업종 화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강대 강’으로 대치하고 있어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정유업계 화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도 검토를 시작했다.

산업부가 집계한 결과 지난 30일까지 이레 동안의 파업으로 4개 업종에 걸쳐 약 1조5908억원의 운송 차질 피해가 발생했다. 시멘트 업계는 98만톤(t) 약 976억원, 철강은 56만t 7313억원, 자동차는 6707대 3192억원, 정유는 26만킬로리터(㎘) 4426억원이다.



시멘트업계는 업무개시명령으로 운송 복귀 차주가 늘면서 출하량이 다시 늘며 우려했던 생산중단 가능성이 줄었으나, 다른 업종의 피해는 계속 커지는 모양새다. 석유화학업계는 출하량이 평소의 10~30%에 그치고 있다. 특히 대산·울산 석유화학단지 일부 업체는 이주부터 감산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여파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품절 주유소가 늘어나는 추세다. 철강 역시 파업 전 출하량을 늘려놓기는 했으나 평소의 50% 밖에 출하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생산량 조절 필요성이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피해가 누적하는 가운데 한국무역협회를 비롯해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등 업종별 협회·단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피해를 본 중소 화주의 손해배상 소송 대행도 검토하고 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장영진 차관은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 장기화가 산업 전반은 물론 국민 생활로 확산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막대한 피해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업무개시명령 등 조치를 강구하고 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정부 지원이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