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종성 기자
2013.01.28 22:52:13
규칙개정위, 실무협의회 열어 연성 정산상한가격 도입 의결
한전 "발전사 과다 이익 억제..사업자간 수입 불균형 해소"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한국전력(015760)공사가 발전사로부터 구입하는 전력 가격에 상한선을 둔다. 이에 따라 발전사들이 전력난에 오히려 큰 이익을 챙기는 불합리한 가격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28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 규칙개정위원회는 이날 실무협의회를 열고 최근 한전이 제출한 ‘연성 정산상한가격’(Soft Price Cap) 도입을 의결했다.
정산상한가격은 원가가 낮은 발전기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이윤폭이 늘어나는 현행 계통한계가격(SMP)제도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다. SMP는 생산 원가가 높은 발전원이 가동되면 이에 대한 전력 구입 가격을 생산 원가가 낮은 발전기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이로 인해 전력 수요가 많아져 예생산 원가가 높은 발전기까지 가동에 들어갈 경우 원가가 낮은 발전기를 운영하는 사업자들만 막대한 이윤을 남기게 된다.
예컨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발전기별 변동비(연료비)를 보면 원전이 ㎾h당 4원으로 가장 싸고 ▲유연탄(50~60원) ▲LNG(150~180원) ▲벙커C유(200~250원) ▲소형LNG열병합(270~300원) ▲디젤(400원) 순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하지만 전력 공급이 부족해 디젤 발전기까지 가동하게 되면 생산 원가가 낮은 LNG 사업자들도 디젤 발전기 전력 구입 가격이 적용돼 큰 차익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한전 발전자회사들은 정산조정계수가 적용돼 이윤 폭이 줄어들지만, 민간 사업자들은 적용에서 제외돼 SMP 상승에 따른 이익을 고스란히 챙기게 된다.
실제로 전력난에 민간 유류 발전의 가동이 늘면서 2010년 ㎾h당 117.76원였던 SMP는 지난해 12월 165.21원까지 치솟았다. 한전이 전력을 비싸게 산 만큼, 민간 발전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정산상한가격제가 도입되면 SMP가 상한가격을 넘어설 경우 생산원가가 상한가 이하인 발전기에 대해서는 상한가격을 지급하고, 생산원가가 더 높은 발전기에 대해서는 연료비만을 보상해준다.
한전 측은 “예비력이 떨어질 경우 SMP가 올라가 발전사들이 과다 이익을 챙기는 것을 억제하고 사업자간 수입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어 규칙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규칙 개정안의 적용 여부는 최종적으로 이달말 규칙개정위원회에서 최종 의결을 거친 후 지식경제부의 승인을 받아 적용된다.
한편, 민간 발전회사들은 정산상한가격제 도입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수익은 원전 고장 등 비정상적인 전력수급상황에서 일시적인 현상이며, 이를 규제로 해결해서는 안된다는게 민간 발전사 측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