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16.06.30 14:43:13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정부나 민간이 진단하는 요즘 경기 상황이 한결같이 이렇다.
장면 하나. 지난 5월 국내 승용차 총 판매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20.8% 늘었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 차가 32.3% 급증했고, 수입차는 0.2% 감소했다. 그러나 수입차 전체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4.1% 늘었다. 올해부터 업무용 승용차의 비용 처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고가 법인 차 수요가 주춤할 뿐, 시장 자체는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장면 둘. 정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승용차 세금 감면 방안이 또 들어갔다. 올 연말까지 오래된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를 최대 100만원까지 깎아준다. ‘친환경 소비를 촉진한다’는 게 명분이다. 하지만 경기 살릴 묘수가 궁색해 땜질식 할인 정책이라도 동원해 내수 시장 불씨를 지키려 한다는 시각도 많다.
봄 생산·소비 지표가 깜짝 반등했다. 그러나 불안은 여전하다. 정부조차도 조선업 구조조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내외 악재로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5월 전체 산업 생산량은 한 달 전보다 1.7% 늘었다. 4월 -0.8%에서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증가율도 작년 2월(1.9%)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였다.
광공업·건설업·서비스업 등 전 업종 생산이 증가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2.5% 늘며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표가 3월과 4월에 연속 내린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있었고, 최근 수출 부진도 일부 완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9.9%)와 내수 판매가 뒷받침한 자동차(3.7%) 생산 등이 대폭 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수출액 감소 폭은 2월 -13%(전년 동월 대비)에서 4월 -11.2%, 5월 -6%로 축소됐다.
서비스업(0.1%), 건설업(2.9%), 공공행정(10.6%) 등도 모두 회복세를 보였다. 공장도 바삐 돌아갔다. 제조업 재고가 0.3% 늘긴 했지만, 평균 가동률이 72.8%로 전달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소비 시장도 꿈틀했다. 5월 국내 소매 판매액은 한 달 전보다 0.6%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승용차 판매가 6.3% 늘면서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작년 말 종료됐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재인하와 임시 공휴일(5월 6일) 지정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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