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걱정 과했나?"…놀란 가슴 쓸어내린 정유·화학株

by이재호 기자
2016.01.05 16:36:19

SK 등 정유주 3인방 나란히 강세
유가 급등 및 실적 악화 우려 희석
화학업종도 ''차이나 쇼크'' 속 선방
"사우디·이란 갈등은 기회" 분석도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 촉발로 잔뜩 긴장했던 정유주와 화학주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동발(發) 리스크가 유가를 끌어올려 실적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유가가 더 하락하자 정유주 및 화학주 주가도 빠르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3대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078930), S-OIL(010950)은 모두 강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전거래일보다 0.79% 오른 12만70000원에 마감됐다. GS(4만9600원)와 S-OIL(7만8600원)도 각각 1.02%와 0.77% 올랐다. 이들 기업 주가는 전날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가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사우디와 이란간 충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하락 반전하자 불안감이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0.8% 떨어진 배럴당 36.76달러로 집계됐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의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도 배럴당 6센트가 하락한 37.22달러를 기록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가 오를 경우 수요가 위축돼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다행히 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주 주가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화학주가 약세를 기록한 것은 유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보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 경기 지표가 악화한 데 따른 결과다. 화학업종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11% 하락했다. 화학 대장주인 LG화학(051910)은 0.59% 내린 33만9500원으로 마감됐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화학제품의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유가와 직접 연동된다”며 “유가 상승은 화학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지만 사우디와 이란이 극단적인 상황을 연출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와 이란의 대립이 정유 및 화학업종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낙관론까지 내놓고 있다. 양국이 글로벌 석유시장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사우디와 이란의 기싸움으로 원유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해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정유 및 화학업종이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해당 기업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