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담뱃세.. "물가연동해 인상해야"

by박수익 기자
2013.11.11 17:50:49

새누리 이만우 의원.. ‘담뱃세 인상 토론회’서 제안
가격정책 전에 비가격정책 우선해야한다는 반론도 제기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2004년 12월 500원이 인상된 이후 8년간 오르지 않았다. 동결 기간동안 정치권에서도 간간이 담배가격에 포함된 담배소비세 인상 등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공론화 과정에서 물가인상과 흡연자 저항 등으로 번번이 최종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이고, 정치권에는 ‘담뱃값=표’라는 인식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중앙위원회가 11일 ‘합리적 담배세 부과와 관련한 법률개정 토론회’를 열고 ‘뜨거운 감자’에 재차 불씨를 당겼다.

이날 기조발표를 맡은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담배로 인한 사회경제적비용은 연간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지난 8년간 담배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우리가 얻은 것은 주요국들 중 흡연율 최고, 담배가격 최저라는 오명”이라며, 담배가격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만우 의원은 특히 “국민적 과세저항과 소모적 정치논란을 최소화하고 향후 지속적인 실효세율 하락 보존을 위해 물가연동제 방식의 담배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8년간 미인상분을 물가를 고려해 1차 인상하고, 그다음 물가연동 종가세로 인상하는 ‘8년 누적+물가연동’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도 지난해 대표발의한 바 있다.

주제발표에 나선 정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담배가격 인상을 적극검토하고, 물가상승률과 소득수준 증가율을 웃도는 가격인상 원칙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프랑스 등 해외사례를 소개하면서, 담배가격결정권에 기획재정부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물가통계에 담배를 포함한 지수화 담배를 포함하지 않은 지수를 병행 산출, 비포함 지수를 연금 등 사회보장정책에 사용해야한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담배가격 인상론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제기돼 공론화 과정의 진통을 예고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지하경제비율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그리스의 경우 지난해초 담뱃값을 25% 인상한 후 밀수규모가 급증했는데 우리도 그러한 가능성이 있다”며 “현시점에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가격정책보다는 비가격정책에 먼저 신경을 써야한다”고 반박했다.

정경수 한국담배소비자협회장도 “담배가격이 우리보다 5배 이상 높은 아일랜드(담뱃값 평균 1만3199원, 성인흡연율 29%)의 경우처럼 담배가격이 높다고 해서 흡연율이 반드시 낮지는 않다”며 “(담배가격에 포함된)국민건강증진부담금의 1%만 금연교육 등에 쓰고 있는데 가격인상을 논하기 전에 이러한 기금운용부터 바로잡아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