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하더니 파편이 우수수…사천서 공군 훈련기 2대 충돌 4명 사망(재종합)

by문승관 기자
2022.04.01 17:00:24

날개 없는 동체 떨어져…낙하산 3대 내려왔지만 때늦어
헬기 2대 등 장비 28대·인력 133명 투입…현장 수습 중
공군, ‘비행사고 대책본부’ 구성…사고 원인·진상 파악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1일 오후 1시36분쯤 경남 사천시 정동면 화암리 부근에서 공군 훈련용 전투기 KT-1 두 대가 충돌해 추락했다. 소방청은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KT-1 탑승자 4명 모두 숨졌다고 밝혔다. 마지막 실종자 1명은 오후 4시22분쯤 수색대에 의해 발견됐다.

1일 오후 1시36분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들판 인근에 공군 훈련기 KT-1 두 대가 충돌해 추락했다. 사진은 훈련기 충돌 직후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조종사들의 모습.(사진=연합뉴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2분 공중비행 훈련을 위해 이륙한 KT-1 훈련기 1대와 이어서 계기비행으로 이륙한 KT-1 훈련기 1대가 오후 1시36분쯤 비행기지 남쪽 약 6㎞ 지점 상공에서 공중충돌해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락한 KT-1 2대는 2인승 형태로 각각 학생조종사 1명(중위)과 비행교수(군무원) 1명 등 2명씩 총 4명이 탑승했다. 사고 직후 2대에서 모두 비상탈출이 이뤄졌지만 4명이 전원 순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공군은 KT-1이 공중에서 서로 충돌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 전투기 파편에 따른 교회 옥상 화재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이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헬기 2대와 소방장비 28대, 인력 133명을 현장에 급파해 사고 현장을 수습 중이다. 경찰은 수색을 위해 특공대원 6명과 수색견 2마리를 현장으로 파견했다.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소방당국은 인명 피해와 추락 원인을, 공군에서는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공군은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1일 오후 1시36분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에서 공군 훈련용 전투기 KT-1 두 대가 충돌해 추락했다. 전투기 충돌 후 경남 사천시 정동면 사천읍교회 옥상에 떨어져 불탄 KT-1 훈련기 날개 잔해의 모습.(사진=뉴시스)
사고 현장 목격자들은 하늘에서 ‘쾅’하는 굉음이 들리더니 비행기 파편이 우수수 떨어졌다고 했다. 또 전투가 1대가 날개 없이 추락했고 조종사로 보이는 탈출 낙하산이 내려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훈련용 전투기 탑승자로 추정되는 2명이 낙하산을 타고 비상 탈출하는 모습이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으나 모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낙하산 3개 중의 1개는 다 펴지지 못한 채 떨어졌고 조종사로 보이는 사람은 내려오는 동안 전혀 미동이 없었다고 했다.

공군 훈련기 KT-1 모습.(사진=연합뉴스)
공군에서 KT1은 임관한 지 1년 정도의 소위~중위 계급의 초급교육생이 비행교육에 사용한다. KT-1 훈련기는 노후화한 미국산 공군 중등훈련기(T-37)를 대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990년대부터 개발한 국내 최초 양산 군용기다. 지난 2000년부터 실전 배치되기 시작한 KT-1 훈련기는 뛰어난 스핀회복 능력과 높은 연료 소비율로 학생 조종사 비행 훈련에 쓰인다. KT-1은 단발 터보프롭 항공기로 편대비행, 야간비행, 계기비행, 중고도항법 비행뿐만 아니라 기본훈련에서 요구하는 기동비행을 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574㎞, 기체 무게는 1910kg, 최대 무장 시 3311kg, 엔진 추력은 950마력이다. 탑승 인원은 2명이다. 일반적인 명칭은 웅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