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세요? 100만원 드립니다" 서울시 출산 응원 6.7조 푼다(종합)

by함지현 기자
2024.10.29 11:31:28

탄생응원 서울프로젝트 시즌2…주거 지원에 3.6조원 집중
일·가정 양립 제도 중기에 인센티브…자영업자 출산휴가도
서울 출생아·혼인 5개월 연속 늘어…"저출생 반등 희망"
주거·양육 부담↓·워라벨↑…유자녀 무주택 가구 720만원 지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최근 저출생 반등의 희망적인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렵게 살려낸 출생아 증가라는 희망의 불씨를 더 큰 불꽃으로 살리기 위해 한층 더 강화한 탄생응원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

서울시는 최근 저출생 추세 반등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2년간 6조 7000억원을 투입해 출산을 응원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른바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2다.

시즌2에서는 기존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2개 분야(탄생응원, 육아응원) 52개 사업에서, △돌봄·주거 △양육친화·일생활균형 △만남·출산 등 3개 분야 87개 사업으로 확대한다. 지난 2년간 투자한 3조 6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6조 7000억원을 2025년부터 2026년까지 대대적으로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돌봄·주거에 4조 436억원, 일생활균형·양육친화에 2조 2185억원, 만남·출산에 3867억원을 배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2’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즌2의 주요 신규·확대 사업은 △서울형 저출생 주거대책 △일·생활균형 △양육자 생활밀착형 ‘일상혁명’이다.

먼저 신혼부부·양육자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서울형 저출생 주거대책’을 추진한다. 안정적인 주거가 출산을 결심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혼부부에게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고 출산과 연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주택 세대원으로 구성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을 1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시작으로 올해 1000호를 공급하고, 2026년부터 연 4000호씩 공급한다.

내년 1월부터는 아이가 태어난 무주택가구에 2년간 총 72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시와 경기·인천지역 간 주거비 차액을 월 30만원씩으로 설정했다. 내년엔 1380가구를 지원하고, 2026년에는 4140가구로 지원을 확대한다.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사업의 대출한도는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하고, 지원금리도 최대 연 3.6%에서 연 4.5%로 상향해 최대 10년간 지원한다. 시는 이같은 맞춤형 저출생 주거지원에 전체 예산 중 절반 이상인 3조 5899억원을 집중 투입한다.

‘일·생활균형’ 실현을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출산·양육 장려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의 내실화를 위해 내년부터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지원·동료응원수당 제공·서울형 출산휴가 급여 보전 등 신규 인센티브 3종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밖에 높은 등급까지 올라가면 서울시세 세무조사 유예 등 인센티브 도입도 고려 중이다.

그간 출산·육아 지원정책의 사각지대로 존재했던 소상공인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한 3종 세트도 10월부터 시행 중이다. 소상공인 출산·양육 3종 세트는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지원 △민간 아이돌봄 서비스 연계 △휴업손실 지원이다.

내년부터는 혼자 일하기 때문에 출산휴가라는 개념조차 없는 1인 자영업자 및 프리랜서 등도 본인 또는 배우자 출산시 출산휴가를 갈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출산·휴가급여 지원에 나선다. 임산부 본인에게는 90만원의 출산급여를, 임산부 배우자를 둔 1인 자영업자 및 프리랜서 등에는 배우자 출산휴가급여 80만원을 지원한다.

양육자의 삶을 바꾸는 ‘일상혁명’ 정책도 추진한다. 대표적인 신규 사업인 ‘신혼부부 결혼살림 비용’은 결혼준비와 혼인살림 장만에 쓸 수 있도록 내년부터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내년에 2만 가구 이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육아용품 반값할인몰 ‘탄생응원몰’ 운영도 시작한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동별 1개소씩 조성될 수 있도록 2026년까지 400개소를 조성하고 서울시가 주최하는 축제나 행사에 ‘팝업형 서울형 키즈카페’를 운영한다. 영유아·초등학생 자녀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1시간 단위로 맡길 수 있는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과, 등교 전 아침시간대 초등학생을 돌봐주고 등교까지 시켜주는 ‘서울형 아침돌봄 키움센터’를 각각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임신·출산·육아 관련 정책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고 온라인 신청도 할 수 있는 누리집 ‘몽땅정보만능키’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해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가 이같이 탄생응원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저출생 반등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 지금이 저출생 극복의 중요한 전환 국면이라고 봐서다. 실제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서울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고, 출생아 수의 선행 지수라 할 수 있는 혼인 건수도 지난해 동기 대비 23.5%가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출생아 수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은 12년만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출생 문제는 한두 가지 대책만으로 반전을 이루기 어렵다”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저출생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균형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앞서 지난 2년동안 난임시술비 지원, 조부모 돌봄수당, 서울형 키즈카페 등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 패키지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를 운영해왔다. 총 283만명에게 혜택을 제공하며 평균 만족도는 96.4%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