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순살아파트’ 주민 “협상 미온적인 LH 규탄한다”

by이종일 기자
2024.08.20 17:11:27

입주예정자협의회 20일 기자회견
"재시공 시 무량판구조 제외하라"
관급자재 적용 예외 등 촉구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건설 공사 중 주차장 붕괴로 전면 재시공이 결정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AA13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재시공 아파트의 무량판구조 제외를 촉구하고 나섰다.

AA13입주예정자협의회는 20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재시공 범위를 논의하고 있는데 무량판구조 제외 요구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명종(가운데) AA13입주예정자협의회장이 20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협의회는 “지난해 4월 주차장 붕괴로 드러난 아파트 건설상 문제는 무량판구조에서 전단보강근(철근)이 누락된 것이 원인이었다”며 “무량판구조에서 문제가 생긴 아파트를 다시 무량판구조로 짓는다면 입주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의회 관계자들은 “무량판구조 대신 라멘구조를 적용해달라고 LH에 요구했지만 LH는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량판구조는 보가 없이 기둥만으로 건축물에서 오는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하는 건축 구조이고 라멘구조는 건물의 수직 힘을 지탱하는 기둥과 수평 힘을 지탱해주는 보로 구성하는 건축 구조이다.



이들은 또 “관련 법상 LH가 시행하는 공공분야 아파트 공사에는 중소기업 자재를 써야 하는데 지난번 이 자재를 사용하다가 붕괴 사고가 발생해 불안하다”며 “정부는 재시공 아파트에 관급자재 예외 조항을 적용해 중소기업 자재 대신 시공사 GS건설의 자재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장관이 작년 관급자재 예외 적용을 약속했는데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며 “조속히 이행하라”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주차장 붕괴 사고는 단순히 건물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미래에 큰 타격을 줬다”며 “작년 입주 지연에 대한 보상이 있었지만 거주지 마련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은 LH의 부실한 설계, 허술한 감리, 감독 소홀에 전관예우 특혜까지 얽혀 있다”며 “LH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한준 LH 사장은 협상에 직접 참여하라”며 “LH는 입주예정자들이 서민주거 안정정책을 적용받을 수 있게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철근 누락으로 ‘순살아파트’로 불리는 AA13아파트는 당초 2023년 12월~올 2월 입주 예정이었다. 재시공이 진행되면 2028년 10월 이후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