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세계 최초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기우는 친환경 선박시장 무게추(종합)
by김경은 기자
2023.10.16 15:50:39
유럽 선사 LPG운반선 2척,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시스템 적용
울산 현대미포조선 건조, 2026년 5월까지 순차적 인도
친환경 무탄소 연료 암모니아, 경제성 높아
메탄올 이어 암모니아까지 “기술력으로 친환경 시장 선도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에 성공했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암모니아 추진선은 2050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국제해사기구(IMO) 배출 규제에 따라 해양·조선사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다퉈 시장 진출을 선언했던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에 HD현대그룹이 선두를 선점하면서 친환경선박 시장 확대에 고삐를 죄게 됐다.
| 사진. 현대미포조선의 4만 5천입방미터(㎥)급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의 조감도. 사진=HD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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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Exmar)사로부터 수주한 4만5000㎥급 중형 LPG운반선 2척을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엔진으로 변경해 공급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암모니아와 선박유(벙커C유)를 번갈아 쓸 수 있는 선박이다.
이는 지난 3월 맺은 LPG운반선 계약을 선주사 요청에 따라 암모니아 이중연료로 변경하는 것으로 수주 규모는 1937억원이다. 이번 암모니아 추진 LPG운반선은 길이 190m, 너비 30.4m, 높이 18.8m 규모로,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6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암모니아 연료는 2030년 국제해사기구(IMO) 온실가스 감축규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0% 저감해야 하는 2050년 IMO 배출량 규제까지도 충족시킬 수 있어 친환경 선박인 메탄올 추진선에 이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선박은 LPG뿐 아니라 암모니아도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돼 화물을 엔진 연료로도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무탄소 대체 연료다. 액화온도가 영하 3도로 수소(영하 252.7도)보다 높아 저장·운송체로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왔다. 다만 발열량이 중유·경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단독 선박 연료로는 한계가 있지만 경제성이 높아 주목받는 연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0년 국내 처음으로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이중 연료 엔진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했고 2021년에는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조선 빅3 모두 2025년을 목표로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에 나선 가운데 HD현대그룹이 시장 주도권을 쥐면서 향후 친환경 선박 시장 판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8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으며 지난 7월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한 세계 최초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는 등 그린오션 분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양 시황 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발주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총 119척 중 가장 많은 43척의 물량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16척, HJ중공업이 2척이며 한화오션은 아직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상황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꾸준한 기술 개발 노력에 힘입어 이번 세계 첫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미래 친환경 선박 분야를 선도해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