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서도 나이부터 묻는 한국" 만나이 도입에 외신들도 주목

by장영은 기자
2023.06.28 17:17:59

주요 외신들 한국 ''만나이'' 도입 비중 있게 다뤄
한국식 나이 계산법 유래·위계 중시 문화 등에도 주목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오늘부터 모든 한국인들은 1~2살씩 어려진다”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CNN·BBC·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에서 28일부터 본격 시행된 ‘만 나이 통일법’을 비중 있게 다뤘다. 만 나이를 통상적으로 쓰고 있는 서구 국가들이 보기엔 그동안 다른 방식으로 나이를 계산하고, 3가지 나이가 공존하는 한국의 상황이 독특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 AFP)


우선 외신들은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세는 나이’의 개념을 설명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만 나이’는 태어난 날(생일)을 기준으로 매해 생일이 지날 때마다 1살씩 나이를 더한다. 이 외에도 한국에서는 태어나면서 1살이 되고 해가 바뀌면 나이를 1살씩 더 먹는 이른바 세는 나이와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는 ‘연 나이’ 등 3가지 나이 계산법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WSJ은 “수세기 동안 한국인들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나이를 부풀렸다”며 “태어날 때부터 1살이 되고 모든 사람들은 1월1일에 함께 1살씩 더 먹는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한국의 전통적인 연령 계산법은 자궁에서 보내는 시간을 고려했다는 이론이 있다”라며 “일각에서는 ‘0’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고대 아시아의 수 체계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BBC는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 싸이를 예로 들어 한국에서 사용하는 세 가지 나이 계산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1977년 12월 31일에 태어난 싸이는 만 나이로는 45세, 연 나이로는 46세, 한국식 세는 나이로는 47세라는 것이다.

로이터는 “한국은 1960년대 초부터 의료 및 법률적으로는 국제표준인 만 나이를 사용해 왔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다른 모든 분야에서 전통적인 방법을 계속 사용해왔다”고 소개했다.

나이와 그에 따른 위계 질서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문화에도 주목했다. WSJ은 놀이터에서 처음 만난 아이들조차 이름보다 나이를 먼저 물을 정도라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당국이 처음 보는 외국인들에게 나이를 묻는 것이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WSJ은 본격 도입된 만 나이를 계산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나이 계산기’도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일부 한국인들은 자신의 만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고, 기업들과 정부 기관은 만 나이 계산법을 알려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라고 타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