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못생긴 당신', 2020 대한민국연극대상 베스트작품상 수상
by장구슬 기자
2020.12.24 15:10:08
예인방, 창작극 ''김치'' 내년 상반기 ''영화 연극'' 장르로 선보여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연극 ‘못생긴 당신’이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제13회 대한민국연극대상’ 베스트작품상을 수상했다.
(사)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은 이번 수상으로 지난 2015년 ‘엄마의 강’으로 작품상에 이어 두 번째 쾌거를 거두었다.
연극 ‘못생긴 당신’은 돈밖에 모르는 생선장수 아내 ‘덕자’와 난봉꾼에 바람둥이인 남편 ‘오철’과의 전투같은 삶을 그려 가정회복이라는 소중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연극이다.
전남지역 순회공연에 이어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 무대에 올려졌으며, 가정의 달과 추석을 맞아 광주MBC가 전막을 녹화 방영하면서 지역 내 문화메세나 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송수영 연출가는 “연극 ‘못생긴 당신’은 상흔이 판치고 창작극을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 연극계의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가족서사를 고집해온 예인방의 대표적인 정극(正劇)”이라며 “사랑이라는 인간 본연의 DNA를 객석에 각인시키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선명하게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고 연극 ‘못생긴 당신’을 설명했다.
특히 연극 ‘못생긴 당신’에서 엄마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임은희(나주연극협회장)가 ‘자랑스러운 연극인상’을 수상하며, 예인방은 겹경사를 맞았다. 임씨는 남편 김진호 씨가 2014년 같은 상을 수상해 부부수상이라는 영광스러운 기록까지 거머쥐었다.
배우 임은희는 극 중에서 말기 암 환자의 삶을 살아가는 ‘덕자’역 맡아 강렬한 내면연기를 통해 ‘익숙하기 때문에 잊고 살아가는’ 세태에 날카로운 경종을 울렸다. 전남연극제 연기대상과 연기상을 16회 이상 수상한 이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1981년 문을 연 이후 내년으로 40돌을 맞이하는 (사)전문예술극단 예인방에게 이번 수상은 새로운 40년을 기약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인방은 10여 년 전부터 가족이야기를 끊임없이 천착해온 예인방은 향토적 서정이라는 지역의 경계는 고수하되, 지역을 넘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가족사를 사회적 서사로 연결하는 알고리즘을 생산하거나 가족 해체로 인한 현대인의 근원적 고독에 주목하는 작업도 진행해 오고 있다.
TV 드라마 ‘용의 눈물’ 등으로 ‘국민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고(故) 김재형 씨가 연출하면서 지난 2010년 초연 때부터 화제를 불러온 창작극 ‘김치’를 스테디셀러로 만들려는 시도는 이와 무관치 않다.
‘김치’는 2013년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공연에서 6회 연속 만석이라는 진기록을 세웠으며, 올해 송년 공연에서는 광주 MBC가 전막을 녹화해 내년 특집방송으로 방영하게 된다.
또한 ‘김치’는 내년 상반기 중 연극과 영화를 접목한 ‘영화 연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새롭게 탄생할 예정이다. ‘매일 죽어서 다시 살아나는 일회성(一回性)’을 특질로 하는 연극의 요소에다 복제예술을 특질로 하는 영화적 스킬을 가미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버전의 ‘김치’가 선보인다.
연극인이자 제작자로서 TV드라마 ‘주몽’ ‘옥중화’ 등에 이어 현재 케이블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 출연 중인 김진호 이사장은 “대한민국연극대상을 받은 ‘못생긴 당신’이나 ‘엄마의 강’은 세태와 은밀하게 타협하거나 적당히 눙치며 세월만 보내지 않았다는 예인방의 흔적과 같다”며 “앞으로도 쉬지 않고 더 치열하게 연구하고 노력하는 극단의 모습을 보여 드릴 것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