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최소 5석' 자신했지만…13→2~5석 '참패'

by박경훈 기자
2020.04.15 23:00:00

4년 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진 국민의당 돌풍
국민의당 '당혹'…安 "겸허하게 결과 지켜볼 것"
패배 결정적 요인, 호남 외면…이후 '우향우' 행보
'국토종주 유세' 비아냥 들으며 지지율 반등 실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당사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직자들을 격려한 뒤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안철수 돌풍’은 다시 불지 않았다.

15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국민의당의 21대 총선 비례대표 예상의석은 2~5석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대 총선 비례대표 득표율 26.74%, 13명 당선과 비교하면 참패를 기록한 것. 정치적 재기를 노렸던 안철수 대표의 미래도 먹구름이 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호남 유권자의 외면 △유학 생활과 바른미래당을 탈당 시 보인 정치력 부재 △부실한 비례대표 후보들 △달리기 유세 등이 패인의 결정적 요인을 했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자택인 서울 상계동 인근에서 투표를 마쳤다. 깁스를 한 채 쩔뚝이며 개표소에서 나온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일부 정치권에서 투표율이 높고 낮음에 따라서 자기들 유불리를 계산하는 관행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정치에 가장 잘못된 부분 중 하나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국민의당은 애초 공식적인 의석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안 대표는 국토종주중 ‘20%(약 10석)’를, 내부적으로는 ‘최소 5석’을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참혹했다. 주요 당직자는 출구조사를 보고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침묵을 이어갔다. 저녁 8시 40분이 돼서 당 상황실을 찾은 안 대표는 “겸허하게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가장 큰 패인으로 과거 지역기반인 호남의 외면을 들었다. 안 대표는 옛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 과정을 통해 호남의 반발을 샀다. 올해 복귀 후에는 사실상 미래통합당과의 지역구 단일화, 최근에는 일부 법안에 있어 통합당과 연대 가능성도 시사하는 등 우향우 행보를 보였다.

그는 1년 4개월 동안 정치권을 떠나며 ‘대여(對與)투쟁’에서 한발 물러나있었다. 복귀 후에는 본인이 만든 바른미래당을 본인 발로 나가는 등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비례대표 후보들 역시 측근인 권은희·이태규·김도식씨 등을 대거 배치하며 주목을 끄는데 실패했다.

지지율 반등 실패의 결정타는 국토종주 달리기 유세였다. 안 대표 본인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430여㎞를 완주했다. 다만 ‘달리는 이유 자체를 모르겠다’는 비아냥만 사고,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줄이는 등 패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