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부진에 반도체 설비투자도 둔화.. 고용시장 '먹구름'

by이진철 기자
2018.05.08 12:00:00

소비 힘입어 서비스업 성장세.. 제조업 경기 둔화
건설경기 둔화에 자동차·조선 구조조정, 고용시장 악영향
전문가들 "2.9%대 성장률 .. 실업률 3.9% 확대" 전망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투자 부진에 이어 설비투자도 감소로 전환하면서 고용시장에도 점차 먹구름이 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자동차업종 등의 제조업 구조조정이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3월 서비스업생산은 전월(1.9%)보다 증가폭이 소폭 확대된 2.3%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1분기 평균으로도 금융·보험업(7.7%)을 중심으로 2.6% 증가하며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광공업생산은 자동차(-12.5%)와 기타 운송장비(-20.0%) 등에서 부진을 지속함에 따라 전월(-6.8%)에 이어 4.3% 감소했다. 1분기 평균으로도 2.4% 감소하며 전분기(-3.8%)에 이어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가 -7.3%에서 -5.6%, 수출이 -11.0%에서 -5.6%로 모두 전월의 감소 추세가 지속돼 5.6% 감소했다. 3월 중 제조업 재고율은 반도체(8.2%)를 중심으로 재고가 증가하면서 전월(111.3%)보다 상승한 114.2%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KDI는 “4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증가율이 3월과 유사한 수준에 그치면서 작년부터 지속되어 온 반도체 중심의 높은 설비투자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DI 제공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이 -5.0%를 기록하며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토목부문은 9.6% 감소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KDI는 “주택착공이 증가했으나 주택인허가실적의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어 주택건설이 단시일 내에 양호한 개선 추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취업자 수는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가운데 건설경기 둔화와 일부 분야의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전월에 이어 낮은 수준의 증가폭을 지속했다.



3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1만2000명(0.4%) 증가해 전월(10만4000명, 0.4%)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건설업(6만4000명→4만4000명)에서 준공물량의 감소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월보다 축소됐다. 서비스업(-2만명→2만2000명)과 제조업(1만4000명→1만5000명)에서는 일부 분야의 구조조정 및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확대에 그쳤다.

공무원시험 일정 이동 등의 영향으로 15~29세의 계절조정 실업률은 전월대비 2.0%p 상승한 10.1%를 기록하며 전체 실업률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2월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명목임금(상용근로자, 정액급여)은 지난달에 이어 전년동월대비 5.1%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KDI 제공
한편 KDI가 국내 경제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2분기 경제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수의 응답자들이 우리경제가 내년까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며 2.9%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고용 관련 지표는 악화돼 경제에 가장 큰 복병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GDP)이 지난 1월과 같은 2.9%를 기록하고, 2분기 수출도 8.1%의 증가율로 견실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상수지는 2분기 이후에도 흑자기조가 지속되면서 60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3.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취업자수 증가폭도 23만명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까지 완만하게 상승하겠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1.6%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의 경우 올 3분기 한차례 정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KD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