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마화텅 "알리바바에 투자할걸" 후회한 까닭은

by김대웅 기자
2016.06.27 16:05:21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왼쪽)과 마화텅 텐센트 회장.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알리바바에 투자하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된다.”

최근 전세계 모바일 게임 1위 업체 슈퍼셀을 인수하며 주목받은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의 과거 발언이 화제다. IT업계 경쟁사인 알리바바에 대규모 투자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판단 실수로 큰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마 회장은 굵직한 인수합병(M&A)에서 실패 경험이 거의 없어 중국 내에서 소위 ‘슈퍼 투자자’라 불리는 인물이다.

27일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매체 이브룬(ebrun)은 지난 2013년 마 회장이 장강상학원 모임에서 “과거 마윈(馬雲)에 15% 지분을 투자할 기회가 있었는데 비중이 너무 적다고 판단해 투자를 하지 않아 후회하고 있다”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텐센트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알리바바가 잠재력 높은 이 분야에서 고속성장을 한데 대한 아쉬움 뿐 아니라 부러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텐센트 역시 중국 IT업계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기업으로 꼽히지만 전자상거래라는 더욱 큰 시장을 장악하지 못한데 따른 후회인 셈이다.



더욱이 알리바바의 창업 초기 과정부터 함께 했던 인물이라면 후회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3년 전 알리바바의 타오바바는 마윈의 아파트에서 설립됐고 이때부터 마윈은 무료 정책을 통해 판매자를 끌어들이고 당시 업계 선두였던 이베이에게 큰 데미지를 주는 단계에 이르렀다. 타오바오에 이어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내놓으면서 거래의 신용도가 높아졌고 알리바바는 이를 통해 높은 도약의 기회를 얻게 된다.

2005년 타오바오는 이베이를 멀찌감치 따돌렸고 아시아 최대의 인터넷 쇼핑 플랫폼이 됐다. 타오바오는 매년 자체 신기록을 경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텐센트 역시 알리바바와 중국의 양대 IT기업으로 성장했다. 텐센트는 최근 슈퍼셀 지분 84.3%를 86억달러(약 9조933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텐센트는 이로써 개인용 컴퓨터(PC)용 게임은 물론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도 세계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거점을 확보했다. 이번 거래는 텐센트가 현재까지 기록한 인수·합병 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중국의 국경을 넘어 세계로 발돋움하려는 이 인터넷 기업의 야망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마윈과 마화텅은 최근 10년 간 각기 다른 영역에서 양대 인터넷 공룡으로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알리바바의 영역인 모바일 결제 시장에 텐센트가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두 IT 기업가는 자산 순위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윈 회장은 자산 257억달로 전세계 24위를 기록하고 있고 마화텅 회장은 152억달러로 60위에 있다. 마화텅의 재산이 100억달러 가량 적지만 중국 IT산업의 역동성을 감안하면 순위변화는 언제라도 가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