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박원순에 `네, 아니오` 대답 요구..성대모사 하기도
by박지혜 기자
2014.05.28 18:13:44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네’, ‘아니오’ 식의 대답을 요구하며 성대모사까지 해 보였다.
정몽준 후보와 박원순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쉐콰이어룸에서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주관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박 후보는 정 후보에게 민생경제 대책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정 후보는 답변을 하지 않고 “감사원 보고서에 대해 별거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반박했다.
이에 박 후보는 “내가 주도권을 가진 토론인데 질문에 대해 답변은 안한다”며, “작은 규칙을 지킨다는게 얼마나 소중한가”고 지적했다.
| 정몽준 새누리당(오른쪽),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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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는 본인 주도권 토론 시간이 주어지자 “박원순 후보는 질문에 답변을 안한다. 이럴 때는 길게 답변하지 마시고 ‘네, 아니오’로 답변을 요청할 수 밖에 없다”며, “감사원의 보고서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시냐. ‘네, 아니오’로 대답을 해달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정 후보님, 지금 이 자리가 어떤 자리냐. 천만 서울시민이 지켜보고 있고 공중파 3사가 다 방송하고 있다”며, “품격 있는 질문을 하시라”고 대응했다.
또 “왜 친환경 무상급식이 중요하지 않나. 저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을 이어가려 했으나 정 후보는 말을 끊고 “‘네, 아니오’로 말하라. 별거 아니라 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치듯 말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몸을 들썩이며 “이 방송은 여러 방송사가 생중계를 하는 중인데, 우리 다같이…”라며 박 후보의 말을 ‘성대모사’하기도 했다.
그는 박 후보를 향해 “대답을 안하는 후보, 무엇을 숨기려는 지 너무나 분명하다”고 공격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정 후보는 본인의 정책, 공약은 말하지 않고 왜 박원순 이야기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항간에 박원순은 서울시만 이야기하고 정몽준은 박원순만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다. 저는 후보로서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 이런 표현이 서울시장 선거에 합당한 것인가. 좀 더 품격있는 정책 토론을 펼칠 수 없겠는가. 네거티브 선거로 시민들이 정치에 대해서 절망하고 또 실망하고 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