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도, 부동산도 아닌가"…저점찍고 늘어나는 증시자금
by유준하 기자
2021.06.25 19:06:17
25일 코스피지수 사상 최초 3300선 돌파 마감
지난달 코스피 거래대금 11조6040억원…올해 최저
코인 시장 약세와 부동산 규제에 뭉칫돈 다시 증시로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난달 코스피 거래대금이 연중 저점을 찍고 다시 반등하고 있다. 암호화폐 열풍에 잠시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옮겨가는 듯 했으나 최근 잇따른 암호화폐 상장 폐지 소식과 비트코인 급락, 그리고 강화된 부동산 규제 탓에 뭉칫돈이 증시로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18조4016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인 24일 기준 21조원 대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달 24일 11조6040억원 연중 저점을 찍은 이래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3302.84로 사상 최초로 3300선을 돌파했다.
증시 대기 자금 역시 증가 추세다. 개인투자자 증시 대기 자금은 투자자예탁금과 CMA잔고의 합으로 추산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월별 기준 CMA는 지난 4월 말 45조4265억원에서 지난달 69조207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마찬가지로 투자자예탁금 또한 같은 기간 58조4166억원에서 64조7370억원으로 늘었다.
이같은 증시 자금 증가 추세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을 거듭한 게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소가 잇따라 암호화폐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투자 심리는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이다. 이미 국내 거래대금 1위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18일 24종의 코인에 대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고 2위인 빗썸도 지난 17일 4종의 코인을 상장 폐지했다.
실물 자산의 대표격인 부동산도 당국의 전방위 규제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인 DSR 규제가 내달 1일부터 강화되면서 신규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대책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개인별 DSR 40% 적용 대상이 전체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의 시가 6억원 초과 주택으로 확대된다. 서울 아파트 중 약 83.5%, 경기 아파트 중 약 33.4%가 해당된다.
이처럼 암호화폐 등 가상 자산과 부동산 등 실물 자산 투자가 모두 어려워지면서 결국 기댈 것은 주식 뿐이라는 말이 투자자 사이에서 나온다. 직장을 다니는 30대 투자자 김 모씨는 “암호화폐는 언제 하락할 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고, 그렇다고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그만한 돈이 없다”며 “주식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인 자산운용 자금 내 증시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제기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거래대금 증가세를 보면 동학개미 운동 즉, 가계자산 머니무브에서 비롯된 바가 크고 최근에는 암호화폐가 출렁이다 보니 자금이 증시로 옮겨온 측면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개인이나 가계자산 운용 측면에서 보면 부동산보다는 증시 참여가 확대되는 방향임은 분명해보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