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선 기자
2016.04.19 14:29:18
작업장 내 안전관리 허술 지적
노조,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요구 방침
[이데일리 최선 기자] 현대중공업(009540) 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의 사망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이틀 연속 사망해 올들어 벌써 사망자가 5명에 달했다. 작업장 내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8시 50분께 울산조선소 건설장비 조립2공장 굴삭기 언더커버 장착 대기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모(36) 씨가 협착 사고를 당해 울산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8시간 만에 숨졌다.
이날 노씨는 굴삭기 운전석 우측에서 유압호스를 정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전자 A씨가 노씨를 발견하지 못한 채 내려놓았던 굴삭기 붐대를 들어올리면서 노씨가 엔진후드와 붐대 사이에 끼어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발생한 굴삭기 우측 창문에 작업지시가 붙어있어 운전자가 노씨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한 노씨는 현대중공업 하청 기업 입사 2년차에 미혼이었다.
사망사고는 이튿날인 19일에도 일어났다. 지프크레인 신호수 역할을 맡고 있던 이모(54) 씨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선실생산1부 A3셀타장 앞에서 선박 블럭을 탑재하던 중 5t짜리 지게차에 치였다. 이씨는 사고를 당한 지 40분만에 사망 진단을 받았다.
앞서 지난 11일에도 사망사고가 있었다. 2야드 도장1공장 중간 지역에서 송모(44) 씨가 고소작업차(작업리프트)를 타고 블록의 표면을 다듬는 블라스팅 작업을 위해 이동하던 중 컨테이너 블록과 고소차 바스켓 사이에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송씨는 사고 발생 50여분 후 사망했다.
이에 “안전은 늘 머릿 속에 있어야 한다. 더이상 우리 작업장에서 중대재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안전경영을 제시한 권오갑 사장 체제의 현대중공업이 추진해온 안전강화 대책이 공염불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중대재해 발생 구역과 유사 작업장의 작업을 중지할 계획이다. 또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도 요구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라며 “회사는 지난 2014년 산업재해 발생 이후 안전 예산을 확대하고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작업장 안전을 강화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