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국토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인·허가 늘어”

by박태진 기자
2016.02.24 13:34:22

지난달 주택 인·허가 4.8만 가구로 전년대비 42.9%↑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이 4만 7000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정도 늘었다. 또 월별 물량도 작년 1월부터 이달까지 13개월째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어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인·허가 물량은 4만 7536가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2.9%(1만 4265가구) 증가했다. 최근 3년(2013∼2015년) 평균인 2만 7275가구와 비교해도 지난달 인허가물량은 74.3%(2만261가구) 많아졌다.

국토부는 지난달 정비사업지구 내 인·허가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의 경우 2만 3688가구, 지방은 2만 3848가구로 작년보다 각각 45.5%, 40.4%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3만 3360가구)가 54.0%, 나머지 주택(1만 4176가구)은 22.1% 늘었다.

지난달 전국 착공 실적은 3만 1161가구로 지난해보다 4.5%가 증가했고, 아파트 분양(승인) 실적은 총 1만 116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1만 4727가구)보다 31.3% 줄었다. 준공(입주) 물량은 3만 8607가구로 전년 동월(3만 4053가구) 대비 13.4%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궉혁진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의 일문일답이다.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인·허가물량이 늘고, 총선을 앞두고 이달부터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할 수 있는 데 전체적인 공급과잉 우려는 없는 가.

-인·허가와 분양 물량은 따로 봐야 한다. 인·허가 물량은 통상적으로 사업에 착수하는 데 5~6개월 정도 걸린다. 도면을 만드는 등 절차가 있어서 사업은 계속 진행돼야 하는 비가역적인 특징이 있다.

다만 분양 물량은 계절이나 경기에 민감하다. 자체 집계에서도 ‘상고하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상반기에 특히 3~4월에 집중될 것이지만 작년 수준은 아니다. 작년 3~4월에는 한달에 8만~9만 가구씩 쏟아졌지만 올해는 각 달 5만 가구 내외가 예상된다.

△원래 12월 인·허가 물량이 많은 데 전월대비 줄었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가. 또 정비사업지구 내 물량이 늘었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허가는 비가역적이다. 작업을 하면 6개월 걸린다. 분양성에 따라 조절을 하는 단계가 아니며 인·허가가 진행되면 끝을 내야 한다. 그럼에도 작년 12월 9만 8000가구에서 올해 4만 7000가구로 떨어졌다는 것은 파이프라인(사업 구축 단계)에 있던 인·허가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비사업 강조하는 이유는 분양성이 떨어지는 데도 밀어내기 분양이 많았던 경기도 용인, 파주와 달리 재건축·재개발은 도심 내에 있다. 같은 인·허가라도 정비사업 물량은 사업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재정비사업 물량은 작년 초부터 늘었다. 작년 상반기 매월 3000가구 내외였지만, 7월 이후 1만 가구 내외로 늘었다. 이는 2014년 9·1대책에서 도심 내 주택 공급확대를 추진해왔기 때문에 좋은 정비사업 물량이 늘고 있는 것은 좋은 시그널(신호)로 보고 있다.

△언제까지 인·허가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

-작년 택지확보 물량 고려하면 인허가 물량 또한 ‘상고하저’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 일단 인허가를 받고 분양성을 따지기 때문에 기존에 땅을 매입한 곳들은 사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처럼 작년의 70% 수준인 53만 가구가 인·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월 분양 물량이 줄었는데 시장에서 공급과잉이 사라질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는가.

-작년과 다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 특히 3~4월에 일시적으로 분양 물량이 몰려서 미분양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많은 물량이 몰리면 분양사업 승인 전 적정 수준의 물량이 걸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3~4월 분양물량 많은 것은 통상적인 수치인지, 4월 총선을 앞둔 영향인가.



-계절적인 영향이 있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총선은 심리적 영향이 작용한다. 사업시행자와 수분양자 심리가 총선이 다가오면 집권당에서 집값 등 자산 가치에 대한 정책을 내놓기 때문에 미리 움직이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말이다.

△인·허가가 12월에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작년 이례적이다. 현 정부 이전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인·허가 자체 분양물량을 12월에 몰아냈다. 공공물량이 10만가구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LH가 조정하고 있다. 작년에는 공공물량이 3만 가구였는데 민간물량이 6만 가구로 늘면서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정부로서는 인허가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평가하고 있는가.

-작년은 추세선을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시장에 따라 소화될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최근 들어서 그런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3~5월 분양 물량 늘면 미분양도 늘어날 수 있는데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가.

-작년처럼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인·허가 및 예상 분양 규모는 건전한 수준으로 보는가.

-1월 분양물량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인·허가는 재정비사업 물량 증가로 기대치보다 많았다.

달에 4만 가구돼야 하는데...아직까지 인허가 추세도 바뀌어서 우려할 부분 아니다.

△올해 인·허가 및 분양물량은 얼마로 예상하는 가.

-각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종합해보면 인·허가 예상물량은 53만 가구, 분양은 35만 가구로 모두 전년대비 70% 수준이다. 작년에는 인·허가 물량이 76만 가구였다.

△인·허가 물량 늘어나는 데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가.

-한달치 수치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꾸준히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을 검토하겠다.

△분양 물량이 작년 70% 규모인데 적정 수준이라고 보는가.

-작년부터 주택공급계획안에서 공급에 대한 적정성은 따지지 않고 있다. 다만 공급계획안에 따라 기존 39만 가구에서 추가 5만 가구 즉, 최대 44만 가구가 공급되면 소요하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