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상장사, 덩치는 커졌지만 '속 빈 강정'

by김인경 기자
2013.12.02 16:00:57

삼성전자 영업익이 코스피 영업익 36% 차지
코스닥은 매출액·영업익 증가했지만 순이익 줄어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수치만 놓고 보면 3분기 상장사의 실적은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평이 나온다. 3분기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36%를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등 대장주 의존도가 더욱 심화됐다. 코스닥 역시 매출액 등 덩치만 커졌을 뿐, 3곳 중 1곳은 적자를 내고 있었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495개사를 대상으로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집계한 결과 ,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1.5% 증가한 455조199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조2062억원과 20조86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3%, 10.06%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1위는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08% 증가한 10조1635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코스피 전체 영업익의 36%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차(005380), 한국전력(015760)공사 SK하이닉스(000660), SK(003600), 기아차(000270) 역시 영업익 상위 종목으로 이름은 올렸다. 그러나 성적은 대부분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특히 한국전력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1조 5473억원으로 전년대비 18.8% 줄었다. 원전가동률이 하락하고 구입전력비가 급증한데다 원전비리 문제가 터지며 5월말부터 원전 3기가 가동 정지됐다. 전력난에 따른 민자 발전량 급증으로 전력구입비가 20%나 증가한 점도 한 몫 했다.

LG유플러스(032640) 등 47개사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63개사는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 3분기 124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3분기 525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GS건설 역시 같은 기간 384억원 순이익에서 842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양사 모두 2009년 이후 중동에서 수주한 대규모 플랜트사업에서 적자를 보며 실적 악화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부건설(005960), 현대산업(012630), 삼부토건(001470), 계룡건설(013580)사업 등 건설업체와 현대미포조선(010620), 현대중공업(009540) 등 조선사들이 적자 전환했다.

다만 재무제표 건전성이 개선된 점은 호재라는 평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34.12%로 지난해 말 137.43%보다 소폭 낮아졌다. 개별·별도기준 부채비율은 83.49%로 지난해 말보다 3.37%포인트 낮아졌다.

코스닥 역시 상황이 안좋기는 마찬가지다.

코스닥협회가 코스닥 12월 결산법인 621개사를 대상으로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29조60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4%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1조63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813억원보다 3.42% 늘었다. 그러나 순이익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3분기 코스닥 기업의 순이익은 9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9.39% 감소한 1조596억원 보다 9.39% 감소했다.

순이익이 감소하는 와중에 부채비율은 증가했다. 코스닥 621개사의 부채비율은 104.72%로 지난해 101.59%보다 늘어났다.9월말 현재 코스닥 업체들의 자산총계는 125조599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9.12% 늘었다. 자본총계도 지난해 말 보다 7.45% 증가한 61조89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채도 함께 늘어 9월말 현재 부채총계는 전년말 대비 10.76% 증가한 63조970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의 성적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코스닥 상장사 621사 중 412사는 영업이익을 봤지만 33.65%에 해당하는 209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3곳 중 한 곳은 올해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특히 디아이디(074130)가 173억1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1위로 올랐고 코데즈컴바인(047770), 신양(086830)이 그 뒤를 이었다.

흑자를 낸 기업 역시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CJ오쇼핑(035760)은 3분기 637억4100만원의 실적을 거두며 영업익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4% 줄어든 수치였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의 영업익 역시 417억9500만원을 기록했지만 전년동기 보다 5.89% 감소했다. 또 71개사는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지만 79개사는 흑자에서 적자전환하며 체면을 구겼다.

거래소 측은 “IT업종 등 대부분 업종에서 순이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특히 건설 업종이 적자 전환하며 전년 동기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