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혈맹' 韓-필리핀 '전략적 동반자'로 도약

by박종화 기자
2024.10.07 16:01:46

尹 국빈방문 계기, 수교 후 첫 특별 양자관계 수립
尹 "양국 관계, 피로 맺은 우정에 기초"
교통·원전 등 필리핀 인프라 시장 진출 확대
연합훈련 등 안보공조도 강화, 방산수출도 기대

[마닐라(필리핀)=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한국과 필리핀이 수교 75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을 계기로 경제·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수도 마닐라 말라카낭궁(필리핀 대통령 집무실)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두 나라가 특별 양자관계를 설정한 건 1949년 수교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이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병력을 지원한 걸 언급하며 “양국 관계 발전은 이처럼 피로 맺은 우정에 기초를 둔 것”이라면서 “우리 두 정상은 오늘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공동 비전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으로 11년 만에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경제·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인프라 분야에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도로·교량 등 필리핀 대형 인프라 사업에 약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필리핀 인프라 사업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은 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에 나서기로 필리핀 에너지부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바탄 원전 건설 재개가 결정된다면 한수원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안보 협력도 강화된다. 한국과 필리핀은 양자·다자 차원 연합훈련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은 필리핀군 현대화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방산 수출이 확대될 것이란 게 정부 기대다. 필리핀과 중국 간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관해 양국 정상은 “규범 기반 국제 질서에 부합하지 않으며 평화와 번영을 저해하는 남중국해 상에서의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