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훈풍에 반도체·2차전지株 랠리…국내증시에 온기

by원다연 기자
2023.06.13 18:48:53

엔비디아 이어 테슬라, 코스피 상승 모멘텀 작용
반도체·2차전지주 업고 2600선 넘어서 상승 기조
"반도체 비중 늘려야" 삼전·SK닉스 목표가 높아져
최장기간 상승세 테슬라에 서학개미는 차익실현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미국발 빅테크 훈풍에 한국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모멘텀에 본격화한 반도체주 랠리와 테슬라 상승세에 기댄 2차전지주 반등에 코스피 지수는 2600선에 안착해 고점을 높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60포인트(0.33%) 오른 2637.9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여 만에 2600선을 넘어선 뒤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AI 반도체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엔비디아 모멘텀이 더해진 반도체주 랠리가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최근 한 달 새 각각 12.32%, 37.04% 올랐다. 특히 주가 상승세가 가파른 SK하이닉스는 이날 11만 9500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2만닉스’에도 바짝 다가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증권가는 반도체 업종의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 모멘텀이 기대감을 넘어 파운드리 실수요의 비약적인 상승으로 이어지며 파운드리 및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전방 수요 반등과 본격화에 대한 기대가 유효한 만큼 메모리 업종 대형주에 대한 집중적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종전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25% 올려 잡았다.



삼성전자의 목표가는 9만 5000원까지 높아졌다. KB증권은 이날 하반기 실적 개선을 전망하며 삼성전자 목표가를 종전 8만 5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11.8%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디램 재고 감소가 시작되고 감산 효과에 따라 4분기 디램, 낸드 가격이 상승 추세에 진입할 것”이라며 “4분기 HBM3 출시를 통해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도 본격 진입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춤했던 2차전지주도 테슬라발 훈풍에 랠리를 재개하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3 전기차에 대한 7500달러의 세제 혜택 적용,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의 테슬라 충전망 이용 등의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상장 이후 최장 기간인 1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33% 올랐고, 삼성SDI(006400)와 SK이노베이션(096770)도 각각 3.34%, 5.55% 상승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의 가치 평가에 벤치마크로 작용한다”며 “테슬라 주가 급등이 K-배터리 업체들의 단기적인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테슬라 주가 상승세가 국내 증시에 온기를 퍼트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에 대해선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이달 들어(1~12일) 테슬라 주식을 모두 2억 1612만달러(약 2752억원) 규모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