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삼성전자 주총…철저한 방역아래 동학개미 900명 모여

by배진솔 기자
2021.03.17 12:35:24

삼성전자, 17일 제 52기 주총 개최
주주 215만명중 900여명 참석…지난해 2배 이상
주주 절반 MZ세대…주총장 분위기도 젊어져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기자)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동학개미’ 900여 명이 삼성전자(005930) 주주총회장에 몰렸다. 올해 주총에는 지난해보다 주주들이 2배 이상 더 모이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17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이사(부회장)를 비롯해 김현석 CE(생활가전) 부문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사장)와 주주, 기관투자자 등 9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주주 수가 215만4081명까지 급증하면서 주총장에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주주들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은 삼성전자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제한한 인원인 1200명을 넘진 않았다. 전자 투표 제도와 온라인 생중계 등을 마련해 주총장에 오지 않고도 주총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영향이다.

1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기자)
지난해보다 늘어난 주주의 절반 가량은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 초 출생자)로 파악된다. 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주총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대기줄에는 엄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들도 보였고, 주총에서 질문하는 젊은 청년들도 많아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참석 주주들에게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해 모든 안건에 대해 표결을 진행하도록 했다. 예년처럼 “박수로 통과하겠습니다”라는 말은 들리지 않았다. 주주 구성이 젊어지면서 주총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주주들에게 ‘박수 통과’가 거부감을 줄 수 있어 고려한 조치라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사전 온라인 질문도 도입됐다. 기존에는 주총장에서만 질문 발언을 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도 추려 답변했다.



소란도 있었다. 이날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주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의 임원직 해임과 사내·사외이사 재선임을 반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주총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코로나19 방역이다. 수원컨벤션센터 앞에는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 대비해 구급차 2대를 대기시켰고 건강확인소도 설치했다. 주주들은 주총장에 출입하기 위해 먼저 열화상 카메라 앞에 서 체온을 측정했다. 삼성전자는 37.5℃이상이 넘으면 주총장에 입장할 수 없고, 당일 발열·기침 증세가 있으면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에스컬레이터와 주총장 입장을 대기하는 줄도 2m 거리두기를 준수했다. 주주들은 발열을 재차 확인한 후 신분 확인을 마치면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원컨벤션센터 3층만 대관해 주총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주주 숫자가 작년보다 4배가량 늘어난 것을 고려해 1층까지 대관했다. 7000석 이상 가능한 면적이지만 주주들에게 2m 간격으로 떨어진 지정좌석제를 마련했기 때문에 1200석의 좌석만 배치했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에게 일회용 마스크와 손 세정제도 지급했다. 그동안 주총장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나눠주던 ‘아티제’ 롤케이크도 2만원 상당의 제품 교환권 카드로 대체됐다.

1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