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넓지·다양하지·새롭지`..정용진 `이마트 2.0` 시대 열다

by민재용 기자
2015.06.17 16:00:19

축구장 13개 크기 이마트타운 18일 일산에 오픈
더라이프, 일렉트로마트 등 정용진표 매장 곳곳에 포진
정용진,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 일산에 초대형 마트로 先攻

▲오는 18일 일산 서구에 문을 여는 이마트타운 외부 전경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무슨 마트가 이렇게 커?’ 18일 일산 서구에 문을 여는 이마트타운(킨텍스점)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거대하다’ 였다.

축구장 13개 크기인 연면적 10만㎡(3만평) 규모의 건물에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가 총 2만 9700㎡(9000평) 규모로 들어선 6층(지하3층 포함)짜리 건물은 대형마트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커 보였다.

하지만 매장을 막상 들어가 보니 넓다는 느낌 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매장이라는 인상이 더 강하게 다가왔다. 이마트타운이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공간들이 거대한 규모의 매장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마트(139480)타운에서 가장 눈에 띈 공간은 지하 1층에 자리한 가전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다. 대형마트안에 가전 매장이 숍인숍으로 들어간 형태는 그동안 많이 있었으나, 일렉트로마트 자체의 독특한 색깔이 다른 매장과의 차별화를 확실히 이뤘다.

▲이마트타운내 가전전문 매장 일렉트로마트 마스코트 일렉트로맨
일렉트로마트는 고급스럽지 않은 ‘B급 정서’를 표방하며 30~40대 이상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제작에 관여한 만화 주인공 일렉트로맨을 매장 곳곳에 익살스럽게 배치해 가전 매장을 테마파크와 같은 놀이터 분위기로 바꿨다.

일렉트로마트에는 실제 물건을 파는 장소 못지 않게 노는 공간이 더 많아 보였다. 드론을 실제로 조종해 볼 수 있는 체험존,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시음 공간, 키덜트족의 머스트해브(Must Have) 아이템 피큐어 전문점 등은 기존 딱딱했던 가전 매장과는 확실히 다른 일렉트로마트만의 차별화 포인트였다.

▲일렉트로마트 내부 모습
2층에 위치한 생활전문매장 ‘더 라이프’는 한국판 이케아를 표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케아가 서구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져 있는 생활용품과 가구를 판매해 국내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더 라이프 론칭을 결정했다.

실제 더 라이프는 침실, 다이닝 룸 등 다양한 콘셉트룸을 매장 안에 비치해 이케아, 한샘 등 가구 전문 매장과 경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한국식 주거 문화의 특징을 고려한 수납상품 등을 대거 비치하고 맞춤형 가구 제작, 무료 배송과 조립 서비스 등 한국 소비자들이 이케아에 아쉬워했던 서비스도 공격적으로 도입했다.



정 부회장은 “더 라이프는 생활공간에 대한 애착이 강한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삶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라며 “특히 서구의 생활환경에 기반한 해외 매장과 달리 국내 주거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이마트 청계천점 등에 더 라이프 매장을 추가로 내고 매년 5개씩 매장을 늘려 한국형 생활 전문매장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라이프 매장 내부모습
정 부회장이 이마트타운 1호점의 위치로 일산을 정한 곳은 이 곳이 최근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산 상권은 이마트타운을 중심으로 반경 10km 이내에 대형마트가 13개나 영업해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곳이다. 2017년에는 가구 공룡 이케아도 들어선다.

특히 100만 일산 시민이라는 든든한 배후 수요에다 △킨텍스 △한류월드 △호수공원 일대를 ‘신한류 관광특구’로 만들기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외국인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울, 파주, 김포 등 광역상권에서의 접근도 용이해 이 지역은 향후 일산 지역 뿐 아니라 경기 북부의 중심 상권이 될 전망이다. 일산에서 밀리면 향후 유통업계 패권을 넘겨줘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결국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 업계 1위 자리를 계속 지키기 위해 이마트의 유통 노하후가 총 집결된 이마트타운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만약 이마트타운이 실패하면 후유증이 크겠지만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충만하다.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부(준비)는 코피 쏟을 만큼 했지만 그걸 자랑할 수 없다”며 “성적으로 보여줘야한다. 성적표를 기다리는 학생의 심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타운은 국내 이마트 매장중 면적은 최대, 판매 상품 수는 최다, 서비스는 최고를 지향한다”며 “13년의 유통 노하우를 총 집약해 만들어 단순히 장을 보러가던 대형마트와 ‘급’이 다른 쇼핑경험을 제공 할 것이다”고 말했다.

▲더라이프 매장 내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