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와 대화서 거짓말 최소 20개"
by이소현 기자
2024.08.13 15:46:14
美 CNN 팩트체크 반박 "이전 거짓말 또 반복"
"트럼프, 자신이 무슨 말하는지 전혀 몰라"
"6000만명 대화 듣는 중"…알고보니 110만명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서 진행한 대담에서 최소 20개의 거짓 주장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는 머스크와의 대화에서 최소 20개의 거짓 주장을 했다’라는 제목의 팩트체크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와 같이 거짓 주장을 퍼부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한 대부분의 거짓말은 이전에도 반복적으로 폭로된 주장들이며, 그 중 일부는 수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라며 “이민과 경제, 외교정책, 트럼프의 재임 기록,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걸쳐 있다”고 지적했다.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억만장자 기업가 일론 머스크와 인터뷰에 참여하면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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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날 머스크와 대화에서 핵전쟁의 위협이 기후 변화로 인한 위협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가장 큰 위협은 앞으로 400년 동안 바다가 8분의 1인치 상승하고 더 많은 해안가 부동산을 갖게 될 지구 온난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CNN은 “해수면 상승 속도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은 매우 부정확하다”며 “현재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트럼프가 400년 안에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보다 매년 더 많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3월 2023년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이 연간 0.17인치로 1993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올해 세계기상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해수면 상승률은 연간 약 0.19인치다. CNN은 “해수면 상승은 매년 8인치 이상 상승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면 상승을 연구하는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의 게리 그릭스 지구 및 행성 과학 교수는 작년 트럼프의 비슷한 주장에 대해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트럼프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10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48년 만이라고 하는데 나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는 이를 의견으로 포장했지만, 두 가지 면에서 근거가 없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22년 6월 인플레이션율이 9.1%를 기록했을 때 이는 1981년 이후 가장 높았던 수치로 약 40~41년 사이이다. 이에 CNN은 “트럼프가 언급했던 ‘100년’도 아니고 ‘48년’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인플레이션은 2022년 6월 정점 이후 급격히 하락했으며, 가장 최근인 2024년 7월의 인플레이션은 3.2%다.
트럼프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며 단지 “조작된 선거”에 대해 불평했을 뿐인데 반대자들이 법원을 통해 자신을 박해하려 했다며, 2020년 대선의 정당성에 대한 평소와 같은 거짓말을 반복했다.
CNN은 “선거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은 여전히 거짓”이라며, “2020년 선거는 조작되지 않았고 트럼프는 선거인단 306대 232 차이로 바이든에게 정정당당하게 패했다”고 설명했다. 상대 후보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고, 어떤 주에서도 결과를 바꿀 만큼 널리 퍼진 부정행위의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 사람이 억만장자 기업가 일론 머스크와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인터뷰를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X에서 노트북으로 시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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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유럽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에서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다시 한 번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우리는 2500억 달러, 그들은 약 710억 달러의 원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미국이 유럽보다 훨씬 더 많은 원조를 약속했거나 제공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일의 세계경제 싱크탱크인 킬연구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6월까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022년 초와 그 직전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원조보다 더 많은 원조를 약속하고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추적하는 킬 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직전인 2022년 1월 말부터 2024년 6월까지 유럽연합과 유럽 개별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재정,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총 약 2050억 달러를 제공한 반면, 미국은 약 1080억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배정된 군사 원조는 미국이 유럽을 앞섰지만, 그 규모는 약 564억2000만 달러에서 563억5000만 달러로 매우 근소한 차이였다고 CNN은 덧붙였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유럽에서 판매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NN은 “미국산 자동차를 유럽에서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럽 자동차제조협회의 2023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미국 자동차 수출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2022년에 약 90억 유로에 달하는 27만1476대의 미국 자동차를 수입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이다. 또 EU의 유로스탯 통계청은 트럼프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20년에 미국으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이 약 110억 유로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머스크에 “많은 사람이 대화를 듣고 있다”며 “6000만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누군가에게 접속자가 얼마인지 물었지만, 초기 추정치를 수정하지 않았다.
CNN은 ”6000만명 정도라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트럼프가 이 발언을 할 당시 X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110만개의 계정이 대화를 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아마도 자신의 엑스 게시물이 조회된 수를 언급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 게시물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그 중 대부분 계정은 실제로 대화를 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