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상한제 시행 이후 러 해상 원유 수출 반토막 났다"

by장영은 기자
2022.12.21 16:24:07

블룸버그, 유조선 운송 추적 데이터 분석
이달 10~16일 러 해상 원유 수출 54% 감소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 상한제를 적용한 이후 러시아의 해상 원유 수출이 반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AFP)


블룸버그가 유조선 운송을 추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16일 1주일간 해상을 통한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60만배럴(bpd)로, 전주 350만bpd에 비해 54% 급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저치다.

서방 진영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 제재 조치와 함께 러시아의 대표적 원유 수출 항만인 발트해 프리모르스크 항의 유지보수 작업으로 수출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달 10~16일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유조선은 15척에 불과했다.

EU와 G7, 호주 등은 지난 5일부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서다. 이들 국가는 우선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정하고, 이를 넘는 가격에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해선 보험과 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했다.



원유 수출이 급감하면서 이 기간 러시아 정부가 원유 수출 관세로 벌어들인 세수도 6600만달러(약 848억원)로 54% 급감했다.

4주 평균 수출량 기준으로 이달 16일 기준 전체 해상 수출은 26만6000bpd 감소했다. 유럽으로의 수출은 거의 완전히 끊겼으며 아시아로의 수출도 줄었다. EU 국가 중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곳은 불가리아 한 곳으로 최근 수입량은 4주간 14만6000bpd였다.

같은기간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에 대한 러시아산 원유 수출 물량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직전 4주간에 비해서는 감소했지만, 230만bpd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종 목적지가 공개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최근 4주간 러시아산 원유 수출량은 10만4000bpd로 집계됐다. 이들 유조선은 지브롤터나 몰타 등으로 향했으며, 일부는 터키로 갔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한편, 독일 정부는 이날 내년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내년부터는 러시아산 대신 카자흐스탄 원유를 수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