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인도공장 가스사고로 수백명 입원…"대피령 확대"

by김나경 기자
2020.05.08 16:01:08

인도 남부 LG화학 공장서 가스 누출사고 발생 이틀째
사망자 11명, 중태 20여명. 사상자 늘어날 수도
반경 5km로 대피령 확대.. LG "추가 누출 없어, 예방조치"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LG화학(051910) 인도공장에서 가스 유출사고가 발생한지 이틀째 반경 5km 이내 지역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11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여명이 중태에 빠져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 7일(현지시간) 인도 비사카파트남에 위치한 LG화학 공장에서 가스가 누출돼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사진제공=AFP]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LG화학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가 누출돼 이날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지역 내 대피령이 반경 5km 이내 지역으로 확대됐다. 당초에는 반경 3.5km 안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현재 수렌드라 아난드 소방관은 “상황이 심각하다”라며 “공장에서 가스가 추가로 누출돼 반경 5km 이내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차 누출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LG화학은 입장문을 통해 “추가 누출은 없었으며 예방조치로 주민들을 대피시켜 달라고 경찰에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 대피령 확대를 두고 혼란이 빚어졌다. LG화학은 “2차 누출이 된 것은 아니다”라며 “탱크 내 온도 상승 우려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주민 대피를 요청한 것으로 현재 탱크 내 용수 투입 등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이틀째 인도 현지언론은 유독가스 유출로 최소 11명이 목숨을 잃었고 병원에 300명 이상이 입원했다고 전했다. 20여명이 위중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돼 추가 사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 이 중 어린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은 “온종일 가스가 확산하고 넓은 지역에 깔려있다”며 “한밤에도 경찰들이 집 밖으로 대피할 것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세무공무원인 BV 라니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벽 4시께 공장 근처 경찰에게 전화가 와 바로 현장으로 오라고 했다”면서 “개인 자격으로 최소 15명이 앰뷸런스 타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YS자간모한 레디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는 즉각 현장을 찾았다. 레디 주총리는 “주 정부는 유족들에게 1000만루피(약 1억 616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이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단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국가재난대응군(NDRF) 소속 화생방 대응팀을 현장에 파견, 가스 통제와 주민 구조 등의 임무를 지시했다.

현지 경찰은 탱크에 스티렌 가스가 장기간 저장돼 있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 파악에 나섰다. 스티렌 가스는 사람에게 노출될 경우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 증세를 유발할 수 있는 유독가스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인도 비사카파트남에 위치한 LG화학 공장에 스티렌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LG화학 측은 코로나19 관련 봉쇄조치가 완화돼 공장 재가동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7일(현지시간) 인도 비사카파트남 LG화학 공장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다. [사진제공=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