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의 혈당조절기능 입증하더니…"대사질환 예방 원료 개발하고파"
by한전진 기자
2024.11.29 17:07:16
정윤선 KGC인삼공사 연구원 인터뷰
식약처 ''혈당 조절 기능성'' 인정받은 홍삼
데이터 분석과 실험 설계…5년 연구 결실
"질병, 예방 중요…똘똘한 원료 개발이 꿈"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 정윤선 KGC인삼공사 천연물효능연구소 소재팀 연구원이 효능 평가를 위한 바이오마커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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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선 KGC인삼공사 천연물효능연구소 소재팀 연구원은 최근 정관장 홍삼(KGC05pg)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기능성을 공식 인증받은 것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정 연구원은 식약처의 깐깐한 기능성 인증을 받는데 주효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근거 데이터 분석과 전반적인 실험 설계를 기획했다. 전임상(동물실험)·임상을 통한 효능, 기전 연구가 대표적이다. KGC인삼공사는 이를 위해 5년이란 시간을 들였다.
지난 2020년 KGC인삼공사와 고려인삼학회가 공동 진행한 연구가 계기가 됐다. 당시 연구 과제 600건을 분석한 결과 홍삼 추출물의 혈당 조절 효능을 첫 확인했다. 다만 그 원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지는 못했다. 결정적인 단서는 2017년 ‘홍삼의 장기복용 안전성’ 검증을 위해 진행했던 임상 결과에 있었다. 1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홍삼 성분이 식이호르몬 ‘GLP-1’을 증가시키고 체내 인슐린 분비를 늘려 혈당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정 연구원의 성과는 이런 예측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입증한 데 있다. 정 연구원은 “홍삼을 섭취하면 GLP-1이 증가해 인슐린 저항성과 당대사 조절 효과가 나타나는데, 당뇨 진단 기준인 공복혈당, 식후 2시간 혈당, 당화혈색소가 모두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이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연구에는 어려움도 따랐다. 홍삼의 혈당 조절 기능성에 대한 구체적 연구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었다. 참고 데이터도 실험 로드맵도 모두 새로 마련해야 했다. 연구에는 약 8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정 연구원은 “특히 GLP-1은 건강기능식품 임상에서 흔히 확인하는 지표가 아니다”며 “이를 의학적으로 뒷받침해줄 의료연구자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했다.
이번 실험의 사회적인 의미도 크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현재 당뇨병전단계 인구는 1400만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2030대 인구 중 약 303만 2240명(21.8%)이 당뇨병전단계를 앓고 있다. 당뇨는 한번 악화하면 치료가 쉽지 않은 병이다. 이 때문에 예방 관리가 중요하다. KGC인삼공사는 최근 이번 KGC05pg를 이용한 혈당 관리 브랜드 ‘지엘프로’를 론칭하기도 했다.
정 연구원의 홍삼에 대한 연구는 이게 끝이 아니다. 그가 속한 소재팀은 현재 홍삼의 호흡기 건강 기능성과 관련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인체시험 전 진행하는 동물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발견해서다. 쥐의 기도 내 염증 감소 등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정 연구원 개인에게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막연히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 개발에만 꿈이 있었다. 하지만 기능성 원료를 연구하면서 애초에 질병을 예방하는 원료를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정 연구원은 “소위 부동산 시장에서 말하는 똘똘한 한 채처럼 앞으로 ‘똘똘한 기능성 원료’를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며 “대사질환 관련 기능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다양한 기능성 원료를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