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일본, 오염수로 환경 테러해놓고 피해자인 척"
by김겨레 기자
2023.08.29 16:31:29
GT "日, 中분노 과장하며 스스로를 희생자로 묘사"
"과거에도 2차 대전 일으키고 원폭 피해자인 척"
서방 언론도 비난…"英 앞바다 버려도 지지할지 궁금"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 내 반일 정서가 확산한 것과 관련, 중국 관영지가 “일본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28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야말로 환경에 대한 테러이며 세계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린 일”이라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의 분노를 어떻게 감히 비난할 수 있는가”라고 보도했다.
GT는 일본 언론이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일부 중국인들이 후쿠시마 식당에 항의 전화를 걸고 중국 칭다오 일본인 학교에 돌을 던지는 등의 행위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을 두고 “일본이 국제 사회를 상대로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는 스스로를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전환하기 위해 중국의 분노를 과장하고, 일본이 중국 여론 공격의 무고한 희생자로 보이도록 묘사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부 사건을 선택적으로 증폭시켜 일본이 중국의 반일감정에 시달리고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GT는 또 일본인 학교에 돌을 던지는 등의 부적절한 행동은 중국 주류 여론과 다를 뿐더러 중국 당국이 권장하는 일이 아니라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이 원자폭탄 피해자임을 강조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일본 당국은 의도적으로 일본 사회에 반중 정서를 자극하고 중국과 일본 국민 간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오염수 방류 결정일 뿐, 일본 국민에 대한 적대감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GT는 일본 언론뿐 아니라 BBC와 로이터통신 등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고 보도한 서방 언론도 비판했다. 신문은 “서방 언론이 국민의 안전을 우려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중국 당국의 결정을 폄하했다”며 “유럽의 특정 국가가 원전 오염수를 영국 앞바다에 버린다면 다른 유럽 국가들은 기뻐하며 지지를 보낼 것인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어 환경 보호를 외쳐온 서방 언론들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따른 잠재적 영향과 피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