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통신사 투자 꽁꽁…주파수 할당 LG U+만 43.6% 증가

by김현아 기자
2023.05.11 15:27:48

1분기 설비투자 SKT 32.2% 감소, KT 9.5% 감소
인접대역 주파수 받은 LG유플러스만 43.6% 증가
1만5천개 신규 무선국 구축 조건 때문..투자 확대 유인책
정부 기대와 달리 주파수 못받은 통신사는 투자 안늘어
장비 업계 고사위기..5G주파수 추가 할당 촉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사진=LG유플러스


주파수 할당 덕분인가.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LG유플러스만 올해 1분기 설비투자(CAPEX)가 늘었다.

11일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통3사의 설비투자(CAPEX)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 줄어든 가운데, LG유플러스만 1분기 설비투자가 519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616억원)보다 43.6%나 늘었다.

SK텔레콤은 134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1970억원)보다 32.2% 쪼그라들었고, SK브로드밴드도 7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820억원에 비해 4.7% 줄었다. KT역시 3135억원에 머물러 3464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9.5% 줄었다.

LG유플러스만 투자가 늘어난 것은 주파수 할당 조건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쟁사들의 반대에도 LG유플러스에 3.5㎓ 주파수 인접대역(20㎒폭)을 할당하면서 2025년까지 1만 5000개 신규 5G 무선국을 구축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특히 서울과 경기 북부 등 기존 5G 무선국에서 인접대역 주파수를 이용하려면, 신규 무선국을 우선 구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LG유플로선 고객 수가 많은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5G 체감품질을 높이려면 투자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셈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통신사 설비투자는 1분기는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투자 확대는 3.5㎓ 주파수를 조기에 활용해 고객의 체감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인정했다.

여 CFO는 투자자 입장을 고려한 듯 “연간 CAPEX는 작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하겠다”고 언급했지만, 통신사 투자를 늘리려면 주파수 할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왜냐하면, 주파수를 못받은 통신사들도 경쟁 대응을 위해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정부 기대는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년 전,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에 인접대역 주파수(3.5㎓)를 주면 통신 3사 간 품질경쟁을 위해 다른 통신사들도 앞다퉈 투자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SK텔레콤이나 KT의 설비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네트워크 투자 활성화를 위해 상반기 중 5G 주파수 추가 할당에 나설지 관심이다.

일반고객(B2C)용으론 서비스 모델을 찾기 어려운 28㎓의 경우 SK텔레콤도 KT·LG유플러스처럼 투자의무를 다하지 않아 할당이 취소될 게 확실시된다. SK텔레콤은 정부가 3.7㎓ 자사 인접대역 주파수를 주면 설비투자를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아직 답을 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5G 주파수 신규 공급을 미루는 사이, 통신 3사의 설비투자가 크게 줄면서 통신 장비 업계가 고사 위기다.

5G 수혜주로 꼽혔던 KMW는 지난해 44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에이스테크도 2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코위버, 기산텔레콤, 유비쿼스, 다산네트웍스, 삼성전자 등 38개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는 정부에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