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스러운 자금흐름 발견"…경찰, 버닝썬 수사 탈세까지 확대

by신상건 기자
2019.03.28 12:19:00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앞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경찰이 경찰관 유착과 마약 유통·투여, 불법촬영물 유포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클럽 버닝썬에 대해 탈세 의혹도 들여다보는 등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8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버닝썬 회계 장부에 의심스러운 자금흐름이 발견돼 내사 중”이라며 “관련 수사 자료는 광역수사대에서 지능범죄수사대로 이첩해서 검토 중이다. 관련 계좌와 거래내역을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버닝썬 탈세 의혹과 관련해 최대 주주인 전원산업 관계자를 곧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필요하면 버닝썬의 해외 투자자들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현재 버닝썬에서 회계를 맡았던 경리실장이 해외로 잠적해 행방을 쫓고 있다. 경리실장은 지난해 말 버닝썬에서 폭행 사건이 불거진 이후 퇴사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리실장은 회계장부 작성 등을 해왔던 만큼 버닝썬의 자금 흐름을 꿰뚫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버닝썬 지분은 전원산업(르메르디앙호텔)이 42%를 보유하고 있다. 뒤를 이어 빅뱅 전 멤버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가 공동출자한 유리홀딩스가 20% △대만인 린사모 20% △버닝썬 공동대표 이문호씨 10% △또 다른 버닝썬 공동대표 이성현씨 8% 순이다.

경찰은 공권력과 버닝썬의 유착 관계도 들여다 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버닝썬의 장부상으로 공권력 유착·확인된 것은 없다. 하지만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유착의혹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다른 강남의 유명 클럽 아레나의 탈세와 공무원 유착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모 씨와 명의상 사장 임모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국세청이 강씨가 운영한 것으로 파악된 17의 유흥업소를 세무조사한 것으로 안다”며 “국세청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고 있는 승리에 대해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승리는 기존 경찰조사에서 이른바 ‘승리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가수 정준영씨의 불법촬영 영상물 유포를 말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로 승리를 추가 입건했다”고 밝혔다. 승리는 그간 해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승리는 대화방에 1차례 사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고 경찰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통 혐의로 승리를 입건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승리가 공유한 불법 촬영물을 누가 촬영했는지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통한 혐의로 구속된 정씨를 내일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이다. 정씨는 승리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준영은 2015년 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준영이 총 11차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 3건을 추가로 확인했다”며 “기존 8건에서 3건이 추가돼 총 11건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의 마약 투약 반응은 음성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씨도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최씨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 촬영된 사진을 2차례 올린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아왔는데 1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승리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윤모 총경이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와 최소한 두 차례 골프를 쳤다고 확인했다.

다만 경찰은 윤 총경·김모 경정 부부와 유인석 대표·배우 박한별 부부가 부부 동반으로 골프를 친 사실은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또 윤 총경보다 윗선의 경찰이 관여된 정황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강남 클럽 내 마약류 투약·유통 등의 혐의로 총 33명을 입건했다. 이중 버닝썬 관련자가 14명으로 3명이 구속됐다. 나머지 입건자 19명 가운데 아레나 영업관리자(MD)가 2명인 것으로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