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선상원 기자
2015.09.21 16:47:54
정치적 재신임으로 주류-비주류 시한부 휴전
문 대표, 당 혁신과 야권 통합에 매진할 듯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예상대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1일 재신임 투표를 철회했다. 지난 9일 당내 혼란과 분열을 끝내겠다며 정치적 승부수로 던진 재신임 투표를 스스로 거둬들인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재신임 입장 관련 자료에서, “당원과 국민들의 뜻을 묻고자 했지만 당무위원, 국회의원, 당원로, 그리고 혁신위까지 함께 나서서 애써주시고 총의를 모아주셨다. 제 뜻은 거둬들이고 모두의 충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전날 새정치연합은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어 문 대표의 재신임을 확인하고 더 이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분열적 논란을 배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현역 의원 81명 등 93명이 참석했다.
재신임을 받은 만큼, 문 대표는 당 혁신과 야권통합을 통해 당을 새롭게 일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됐다. 조만간 총선 승리를 위한 총력체제를 구축하고 재창당에 가까운 뉴 파티(New Party)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총선 준비와 관련해 현역의원 평가를 위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가동하고 정치신인을 발굴하기 위한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통합과 관련해선 비주류 인사들과의 소통 행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문 대표는 CBS라디오에 나와 “당내 문화라든지 사람이라든지 또는 구조를 바꾼다든지 더 근본적인 혁신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노력을 물론 한편 해야 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당 안으로, 당 밖으로도 통합까지 해서 적어도 내년 총선에 우리 야권이 이길 수 있는 그런 구도를 갖추는 일에 모든 것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노계·비주류가 ‘셀프 재신임’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상황에서 문 대표의 혁신과 통합 행보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문병호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일방적으로 추진한 셀프 재신임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비전을 잘 내 놓으시면 비판도 없어질 거고, 재신임 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바꾸어 말하면, 총선 전망이 비관적인 상황에서는 문 대표를 비판할 수 밖에 없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대표의 거취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주류 입장에서는 재신임 전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비주류가 대거 불참했다고 하지만, 당무위-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문 대표 재신임을 결의한 만큼, 올 연말까지는 문 대표의 행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이다.
3개월 안에 혁신과 야권 통합작업을 통해 당 지지도를 올려놓고 총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당에 불어넣지 못하면 또 다시 거취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한 의원은 “리더는 본인이 리더십을 만드는 거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노무현정권 때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걱정했는데, 지금은 당원들이 당대표를 걱정하고 있다. 그나마 시간이 있다. 나중에 어려워지면 어떻게 할 수 없다”며 연말 이전에 문 대표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