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들, 비수기 회사채 발행시장 달궜다

by김기훈 기자
2015.07.21 16:05:05

이달에만 5개사 수요예측…주문량 모두 목표치 넘어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에도 'SK 이름값' 톡톡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국내 회사채 발행시장이 여름철 비수기에 접어든 가운데에서도 SK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잇달아 성공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장기 저금리로 인해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회사채 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가운데 하나인 `SK`의 이름값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인천석유화학이 오는 28일 3년물 700억원, 5년물 8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지난 20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행한 결과 3년물에 600억원, 5년물에 1200억원 등 총 18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3년물에 대한 주문은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지만 전체적으로 사자 주문이 목표치를 300억원 넘어설 정도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13년 5월 SK에너지 인천CLX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올 초 영업실적 부진과 재무부담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강등된 바 있다.

이번 수요예측은 SK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으로는 지난 7일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10일 SK텔레콤(017670), 13일 SK텔레시스, 17일 SK건설 등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벌써 5번째다. 이미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 SK텔레시스는 각각 1400억원, 3000억원,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최고 등급인 `AAA`의 SK텔레콤은 낮은 금리에도 앞선 수요예측에서 목표금액의 3배 가까운 7100억원이 몰리며 2.8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발행금액을 당초 계획했던 2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500억원이나 늘려야 했다. SK텔레시스의 경우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에도 대주주인 SKC의 보증을 받아 수요예측에서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무난하게 발행을 마쳤다. 이들 회사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 또는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크레딧업계는 여름철 비수기에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대 손실 발생 여파로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SK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성공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선 대기업 계열 회사채에 대한 신뢰도가 특히 높은 편”이라며 “시장을 찾는 연기금이나 운용사들은 SK와 같은 대기업 계열사 회사채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채 금리가 박스권에 머물며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채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이 양호한 회사에 대해 차별화된 접근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10월에만 SK해운(500억원), SK E&S(900억원), SK브로드밴드(1300억원), SKC(600억원), SK종합화학(1000억원), SK케미칼(500억원) 등이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