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불플랫 주요금리 사흘연속 역대최저..박 대통령 금리언급
by김남현 기자
2015.01.12 16:11:29
금리인하 베팅+장기쪽 손절매..1월 금통위 소수의견 나오느냐가 관건
금리인하 반영한 레벨, 금통위에서 인하 코멘트 없을땐 조정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채권시장이 랠리를 펼쳤다. 주요금리대가 사흘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기물이 더 강해 커브는 플래트닝됐다.
장초반에는 미국채 강세를 반영하면서 출발했지만 1조9500억원 규모의 국고5년물 입찰과 15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1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경계감으로 강세폭이 크지 않았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금리관련해서 거시 담당기관들하고 잘 협의해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한 것이 촉매제가 됐다. 사실상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한 언급으로 해석했다.
이후 대통령도 원론적 언급임을 밝혔고, 장병화 한은 부총재도 “금리정책은 금통위가 객관적·중립적으로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대통령 말씀은 금리정책을 적기에 잘 운용할 것임을 밝힌 원론적 언급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단기물쪽에서는 금리인하 베팅이, 장기물쪽에서는 손절매가 들어왔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박 대통령의 언급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다고 봤다. 당장 1월 금통위는 아니더라도 1분기중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당장 1월 금통위에서는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레벨이라는 점에서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코멘트가 없다면 조정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통안1년물이 2.9bp 하락한 1.990%를 기록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저는 지난해 11월28일 기록한 2.009%였다. 통안2년물도 4bp 떨어진 2.000%로 사흘연속 역대 최저 행진을 지속했다.
국고3년 14-6도 5bp 하락한 2.007%를, 국고5년 14-4가 6.7bp 떨어진 2.155%를, 국고10년 14-5가 9.2bp 하락한 2.445%를 기록, 사흘째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20년 13-8도 9.5bp나 떨어진 2.660%를, 국고30년 14-7이 9bp 하락한 2.765%를 보이며 이틀째 최저 행진을 이어갔다. 국고10년 물가채 13-4도 0.7bp 내린 1.556%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3년물과 기준금리(2.00%)간 격차는 0.7bp까지 좁혀졌다. 이는 지난해 10월13일 0.7bp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다. 5-3년 스프레드는 1.7bp 줄어든 14.8bp를 보였다. 이는 2013년 6월3일 12bp 이후 1년7개월여만에 최저치다. 10-3년 스프레드도 4.2bp 줄어든 43.8bp를 기록, 역시 2013년 6월19일 43bp 이후 가장 낮았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스프레드인 BEI는 8.4bp 하락한 88.9bp를 보였다. 이는 2007년 3월21일 통계집계후 역대 최저치였던 2008년 10월30일 80bp 이후 가장 낮은 수순이다.
장외채권시장에서는 투자신탁이 67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거래대금 기준). 외국인도 3047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반면 은행이 36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기금과 증권도 각각 1774억원과 157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3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17틱 상승한 108.58을 기록, 사흘째 2010년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고점도 108.67로 이틀연속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장중저점은 108.42였다. 장중변동폭은 25틱을 기록, 지난해 12월10일 25틱 이후 1개월여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결제는 22만7680계약으로 9244계약 늘었다. 이는 작년 12월15일 25만4932계약 이후 최대치다. 거래량도 15만4785계약을 보이며 8만5590계약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4일 20만4490계약 이후 최대치다. 회전율도 0.68회로 작년 12월4일 0.83회 이후 가장 많았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이 7855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7640계약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금윤투자가 1만5599계약 순매도로 대응하며 이틀째 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3월14일 1만6466계약 순매도 이후 10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85틱 급상승한 122.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역시 사흘째 역대 최고치다. 장중고점도 122.56을 보이며 역대 최고치를 재경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7일 기록한 121.76이었다. 장중저점은 121.73이었다. 장중변동폭은 83틱을 기록, 지난해 12월17일 83틱 이후 1개월여만에 가장 컸다.
미결제는 2490계약 늘어난 5만3631계약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12월15일 5만4396계약 이후 한달여만에 최대치다. 거래량도 1만1337계약 증가한 5만2815계약으로 구랍 4일 7만5697계약 이후 가장 많았다. 회전율은 0.98회로 작년 12월23일 1.15회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876계약 순매수하며 나흘만에 매수전환했다. 이는 지난 6일 4640계약 순매수 이후 일중 최대 순매수다. 반면 은행이 1860계약 순매도했다. 역시 지난 6일 2271계약 순매도이후 일중 최대 순매도다. 금융투자도 1977계약 순매도하며 이틀째 매도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연초부터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은연중 나온 금리인하 발언이 촉매제가 됐다. 현실적으로 1분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본다”며 “미국 또한 6월 인상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연내 인상을 못할 가능성도 작년 연말보다 커지는 듯 하다. 금리인하에 기댄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외국계은행 채권딜러도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괜찮았음에도 매국채 금리가 빠졌다. 내용적 측면과 선반영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침장엔 미국장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고5년 입찰과 금통위 부담도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박 대통령 코멘트로 이같은 경계감이 희석되면서 장이 상당히 강했다. 한은과 정부, 청와대에서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일단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일정부문 암시로 받아들일수 있어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인하를 반영하는 작업들이 진행됐다. 다만 장기쪽이 더 눌린 것에서 보듯 인하를 반영하면서도 손절매에 의한 강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 싶다”며 “금리인하 기대도 있지만 이달 금통위에서는 동결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만장일치 여부가 중요하겠다. 현 레벨이 금통위에서 어느정도 인하를 시사해야 유지될 수 있는 레벨이다. 금통위에서 관련 코멘트가 없다면 조정받을 수 있겠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