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빌라 살인사건` 현장, 쓰레기 치웠는데..`저장 강박증` 의심

by박지혜 기자
2014.08.07 17:25:35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7일 경찰은 ‘포천 빌라 살인사건’의 현장 검증을 마친 뒤 그 내부를 공개했다.

피의자 이모(50·여)씨의 집은 악취가 진동하고 쓰레기가 넘쳤다.

경찰은 현장 검증에 앞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쓰레기 일부를 정리했다.

한 경찰관은 “(쓰레기를) 절반 정도 치웠는데 100ℓ짜리 봉투 19개가 가득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8살 난 아들이 발견된 방에서만 100ℓ짜리 봉투 6개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으며, 쓰레기에 둘러싸인 아이는 침대 위에서만 발견 전까지 침대 위에서만 생활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뉴시스
2구의 시신이 담긴 고무통이 있던 방에는 상자와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쓰레기 뿐만 아니라 장판은 벗겨져 시멘트가 드러났고, 벽지도 벗겨지거나 곰팡이 얼룩이 생긴 상태였다.



가전제품은 녹과 먼지로 뒤덮여 있었으며 몇 년 전 제작된 음식물 쓰레기봉투가 발견되기도 했다.

쓰레기 매립장을 방불케 하는 집안 상태와 오랫동안 시신을 집에 둔 이씨에 대해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저장 강박증’을 의심했다.

‘저장 강박증’은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어떤 물건이든지 버리지 못하고 저장해 두는 강박장애의 일종이다.

이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신을 따로 보관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시신을 포함해서 집안에서 생긴 모든 것을 버리거나 처치하지 못하는 증세로 이해해볼 수 있다”면서 “집 안에도 온갖 살림살이가 난장판이었다고 하니 더욱 그 정황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가 남편을 살해하지 않았다는 진술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진실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 2구에 대해 남편은 사망원인 불명, 내연남은 살해로 잠정 결론 내렸다. 그러나 고무통과 시신에서 수면제가 검출돼 추가 혐의를 밝히기 위해 수사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