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미국의 中 반도체 제재, 안보 보단 경제적 동기”

by김윤지 기자
2024.09.05 14:31:24

푸케 ASML CEO, 컨퍼런스 발언
“美의 中제재, 안보 목적 퇴색” 일침
“명확성 확보돼야…균형 도달 희망”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의목적이 안보에서 경제적 동기로 변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말했다.

ASML 로고(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케 CEO는 미 뉴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대중 반도체 제재에 대해 “미국 주도로 국가 안보 명목하에 시작됐지만 이를 주장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경제적 동기가 더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 냈다.

그는 “(동맹국에)대중 반도체 제재와 관련한 더 많은 (미국의)압력이 있겠지만 동시에 반발도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으로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약간의 명확성과 안정성 확보로, 어느 정도 균형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케 CEO는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접근 제한으로 중국의 반도체 제조 기술 발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중 반도체 제재를 강화한 미국은 동맹국에 보조를 맞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동맹국의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계속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을 제공하면 미국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등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를 동맹국에 적용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가 올해 말 만료되는 중국 관련 ASML의 일부 라이선스를 갱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도 지난달 나왔다. 라이선스가 갱신되지 않으면 ASML은 중국에 판매한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딕 스호프 네덜란드 신임 총리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ASML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해 “네덜란드 최대 기업이자 유럽 주요 기술 기업인 ASML의 경제적 이익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푸케 CEO는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순탄하진 않겠으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는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