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신 설비투자 10% 줄어…제4이통도 최소 투자
by김현아 기자
2024.02.08 15:01:51
SKT 9.6%, KT 6.1% 줄어..단독기준으론 11.4% 줄어
18분의 1 투자 축소 언급한 제4이동통신
속태우는 장비 업계..제4이통 투자 효과 거의 없어
정부에 5G 추가 주파수 할당 속히 요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해 통신 설비투자(CAPEX)가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G가 상용화된지 5년째에 접어든 이유가 크지만, 제4이동통신 준비업체 역시 최소 투자 원칙을 제시하고 있어 장비 업계가 울상이다. 정부가 5G 추가 주파수 할당정책을 신속히 결정해 설비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의 통신 설비투자가 10% 가량 줄었다. SK텔레콤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2조7420억원을 집행해 전년대비 9.6%나 줄었고, KT는 연결기준으로 3조3190억원, 별도 기준으로 2조4116억원을 집행해 각각 6.1%, 11.4% 감소했다. KT의 연결기준에는 금융·부동산·콘텐츠·디지털전환(DX) 등 주요그룹사 설비투자 9074억원이 포함됐다.
그런데 LG유플러스만 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한 2조51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LG유플러스가 2022년에 5G 인접대역 주파수20㎒ 폭을 추가로 받아 지난해 투자를 늘린 결과다.
일반적으로 이동통신 인프라 투자는 한 세대(G) 통신서비스 상용화를 전후로 대규모 설비투자 비용이 발생한다. 5G의 경우 2019년 4월에 상용화돼 투자가 소강 상태로 들어간 상황이다.
제4이동통신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도 3년간 1827억원만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정부로부터 28㎓ 주파수 800㎒폭을 받았는데, 정부는 제4이통을 지원하기 위해 기지국을 6000대(이통3사는 1만 5000대)만 깔면 된다고 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타 사업자망을 활용하면 투자비용을 기존 통신사의 18분의 1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3사 망을 공동활용(로밍)하겠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코어망은 2022년부터 준비해 가상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코어망은 단말·기지국 제어, 데이터 제공 등을 중앙에서 담당하는 통신망으로, 이를 가상화한다는 것은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코어망을 구축하는 걸 의미한다. 스테이지엑스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처럼 통신사들은 5G 투자 하향기를 이유로, 제4이통은 기존 통신사 망 활용을 이유로 설비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장비 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가 말한 1827억원은 기지국(액세스망)장비 가격만 포함된 것”이라면서 “코어망을 클라우드로 하면 재난시 백업망은 어떻게 확보한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4이통의 투자 활성화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부는 빠르게 5G 추가 주파수를 할당하여 기존 통신사들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2년 넘게 검토만 하고 있다. SK텔레콤이 2022년 1월, 5G 속도 향상을 이유로 자사 인접대역 주파수인 3.70~3.72㎓ 대역 20㎒폭을 요청했는데, 정부는 여전히 20㎒만 내놓을지 3.70~4.0㎓에서 최대 300㎒를 내놓을지 검토중이다. 하준홍 주파수정책과장은 최근 “3.7㎓ 대역 연구반 검토가 상당부분 진행된 만큼 더 속도를 내서 검토를 마무리하려 한다”고 언급했지만, 장비 업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