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 들고 경찰차 막아… 박소연 전 케어 대표 실형
by이재은 기자
2024.01.19 23:15:09
활동가 1명,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육견협회 기자회견장서 경찰차 진로 막아
法 “목적 정당해도 폭력 용인하는 건 아냐”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불법 개 도살장에 대한 관리, 제재를 요구하던 중 경찰관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전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합의2부(재판장 이영진)는 19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케어 활동가 A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체포 과정에서 박 전 대표 등이 경찰관을 위협한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동물보호 운동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으나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행위를 일삼는 건 자유민주주의를 해하는 것”이라며 “그 목적이 정당성을 띤다고 해도 불법 수단과 폭력까지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상당 기간 계속된 범죄로 춘천시청과 춘천경찰서 직원 다수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는 등 범행 동기를 고려해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표에 대해 “이 사건 이전에도 처벌 전력이 다수 있어 뉘우치는 빛이 미약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면서도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에 대해서는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박 전 대표 등은 지난해 9월 6일 오후 4시 50분께 춘천시청 앞에서 열린 대한육견협회 기자회견장에서 소주병을 들고 경찰차 진로를 막는 등 경찰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기자회견 전후로는 대한육견협회와 케어 관계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고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케어 측은 기자회견 하루 전날 강원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춘천의 한 도견장 등과 같이 허가 없이 가축을 도살하거나 이를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단속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