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에 긴장한 대만, 전쟁 정보 수집 TF 가동

by이명철 기자
2023.10.12 14:41:18

대만 국방부 장관 “정보 많으면 전쟁 피할 수 있어”
중국의 대만 총통 선거 개입, 양국 갈등 더 불거져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대만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계기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국은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내정 간섭을 하고 있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추궈청 대만 국방부 장관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해 TF를 구성했다”며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대만에게 정보는 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8월에도 대규모 대만 상륙 작전을 실시하는 등 군사적·정치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이스라엘-하마스간 분쟁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번 전쟁으로 중국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만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은 위협과 폭력에 맞서 싸우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군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을 계기로 전투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추 장관은 전했다.



TF를 구성한 이유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갈등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다. 추 장관은 “정보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며 “정보를 사용하면 많은 대응책을 만들 수 있고 전쟁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핑계로 한 중국의 간섭이 커지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대만) 민진당은 대만 독립 입장을 고집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파괴했다”며 “대만 동포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대만을 전쟁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대만은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현재 집권당인 민진당의 경우 독립 성향인 반면 제1야당인 국민당은 친중 성향을 지녔다. 이에 중국이 민진당을 비난함으로써 내년 총통 선거에서 패배하게 하려는 선거 개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당 의장인 에릭 추는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일은 모든 사람이 전쟁의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느끼게 만들었다”며 “어떤 대만인도 전쟁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진당이 대만을 위협으로 몰아넣었다는 중국의 주장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민진당측은 국민당이 중국의 위협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공격에 나섰다. 왕팅위 민진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사람들(국민당)은 평화주의자가 아니고 의도적으로든 다른 방식으로든 침략자의 앞잡이가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