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사기 때문에 사퇴한 것 아냐…특정 세력이 공모지침서 바꿔"

by남궁민관 기자
2021.10.28 14:45:44

사퇴종용 녹취록 공개한 황무성, 여러 의혹에 입 열어
과거 사기 전력 두고 "이 때문에 공사 떠난 것 아냐"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 ''속갈이'' 의혹 두고
"당초 공사 50% 수익 보장…누군가 1822억 고정으로 바꿔놔"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 지시로 사퇴를 종용받았다며 ‘녹취록’을 공개한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사장이 과거 자신의 사기 전력과 이번 사퇴 종용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 자신이 결재한 공모지침서에 대한 이른바 ‘속갈이’ 의혹을 두고 “특정 불순 세력의 행위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 전 사장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질문들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황 전 사장은 우선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일로 인해 저에게는 큰 수치심이었기에 이에 이를 알리지 않고 지내왔지만,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대장동 게이트를 보고 큰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사퇴 종용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게 된 경위로 이 후보 언행을 지목했다.

녹취록 공개 이후 언론을 통해 알려진 자신의 과거 사기 전력에 대한 해명을 이었다.

황 전 사장은 “2011년 1월 14일 우즈베키스탄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TIH우즈벡코리아의 임모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투자자 모 개발 김모 회장을 소개해 빚어진 사건”이라며 “당시 임씨는 우즈베키스탄 호텔 리모델링공사 등을 진행하다 자금압박을 받자 저에게 공사비를 융통해 주면 연계 공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고수익이 날 수 있으니 투자자 소개를 부탁해 김 회장을 소개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 김 회장은 저에게 2억원을 통장으로 보내주었는데, 제가 이 돈을 임씨에게 수표로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임씨가 김 회장에게 돈을 갚지 못하자, 김 회장은 저에게 친분 때문에 돈을 빌려주었다며 임씨와 저를 사기죄 공범으로 고소한 사건”이라며 “저는 이 사건에 단순 소개자였고, 돈을 빌려달라고 권하거나 하지 않았고 보증인을 자처하거나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기지도 않았다. 오히려 사기 혐의로 몰려 이후 제가 2억원을 대신 갚아주었고, 아직도 임씨에게 받지 못하고 있어 법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각에서 이같은 사기 전력으로 사퇴를 종용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제가 사직서는 2015년 2월에 제출했고, 1심은 2016년 8월 24일에 이뤄졌다”며 “따라서 이 문제 때문에 제가 감사를 받아 공사를 떠났다는 것은 성립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제기된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 ‘속갈이’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뗐다. 이번 의혹은 황 전 사장이 사퇴 전 공사에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의 절반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공모지침서에 결재를 했는데, 사퇴 후 황 전 사장의 결재가 담긴 겉표지는 그대로 두고 공사에 1822억원 수익을 고정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으로 속지가 변경됐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황 전 사장은 “저는 당시 1월 26일 15시에 열린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석한 바 있고, 당시 논의된 회의에서 담당자들이 공사가 50% 이상을 출자해 사업 수익의 50% 이상을 받는다고 논의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하지만 제가 수사기관에서 확인한 현재 공모지침서에는 ‘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으로 변경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똑똑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자들이 이를 검토하지 않고, 또한 당시 사장인 저를 거치지 않고 이를 바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은 어는 특정 불순 세력의 행위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 전 사장은 “이 전 시장 측은 ‘언론은 황 씨가 왜 사퇴압박 자작극을 퍼뜨리는지 그 배경에 대해서 취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셨다. 이 모든 것이 마치 제가 자작극을 하고 있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제가 자작극을 벌일 이유는 하나도 없다. 이 전 시장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특검을 통해서 밝히셔도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