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태선 기자
2016.06.03 17:38:18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서울메트로가 스크린도어 정비용역사에 한 사람이 근무했는데도 2인 1조로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미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메트로 정수영 사장직무대행은 3일 서울시의회 특별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강남역 사고를 계기로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는 은성PSD와 유진메트로에 1인 1조 근무한 것도 2인 1조 근무한 것처럼 허위로 꾸미라고 시킨 것이 사실이냐”는 질의에 “일부 그런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1∼4호선에서 유독 스크린도어 고장이 많이 일어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직무대행은 “건설 당시부터 사실 문제가 많았다”며 “너무 짧은 기간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다 보니 외국 기술이 제대로 표준화되거나 우리 기술화되지 않은 채 설치돼 문제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부실 시공된 것을 가지고 운영하다 보니 많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는 서울메트로가 은성PSD를 상대로 맺은 ‘갑질 계약’을 추궁했다.
김상훈 의원은 은성PSD가 승강장 안전문 고장 사고 발생 시 원상복구와 손해배상에 대한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조항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계약을 보면 누가 보아도 사고는 예견된 것”이라며 “서울메트로는 처음부터 이를 알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것은 ‘슈퍼 갑질’”이라며 “상대편에 대한 지시사항이지 이것이 어떻게 계약이라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2011년 은성PSD 설립 당시 직원 125명 가운데 서울메트로 출신이 무려 90명이었던 것도 이날 드러났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직무대행은 “2011년 설립 당시 서울메트로 출신은 90명이었지만, 퇴직 등으로 남은 이는 현재 36명”이라며 “서울메트로 출신의 연봉은 평균 5100만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5년 내 퇴직한 이가 태반이었다는 점에서 실제 현장 업무와는 무관한 고연봉·고령의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은성PSD로 옮겨갔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정 직무대행은 “이들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주로 관리업무·시설물 상시점검·비상대기 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기본적인 순회점검에는 비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나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