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빠진 철강업 살리자" 제38회 철강산업발전포럼 개최

by성문재 기자
2014.09.18 16:02:02

18일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38회 철강산업 발전 포럼에서 한국철강협회 오일환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수요부진 및 공급과잉으로 세계 철강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저성장의 고리를 끊고 대도약 하기 위해서는 시장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철강협회는 1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철강업계, 수요업계, 철강관련 학계, 정부 등 유관기관 관련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8회 철강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오일환 철강협회 상근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세계 철강경기는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으로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 철강산업도 중국산 철강재 수입 급증,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수입규제 확산,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삼중고에 빠져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오일환 부회장은 “올 상반기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670만t으로 전년대비 34.1% 급증하면서 한국 철강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유입으로 국내 철강시장이 혼란스러워 진 만큼 중국과의 공정한 철강무역 질서 확립과 건전한 철강 소비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 기준 16개국에서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총 57건의 규제 및 조사가 진행되는 등 각국의 철강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됨에 따라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오 부회장은 최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 계획 등으로 철강업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계획으로는 철강산업의 경우 2015~2017년간 정부 할당량은 업계 예상량 대비 3600만t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생산 축소, 배출권 구입, 과징금 부과 등의 막대한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원주 AT커니 대표는 ‘글로벌 트렌드 및 한국 철강산업의 대응’ 발표를 통해 “국내 철강산업은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내수 감소 및 글로벌 생산 확대 경향이 심화돼 철강산업의 공동화가 진행중이어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수요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한국의 철강산업이 지속성장 및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성장성이 큰 동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해 수요처로 삼아야 하며 원재료 전략구매를 통한 협상력 극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고객에 대해서는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수요산업 지분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수요 확보 등 시장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핵심역량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철강산업의 규제순응비용은 경쟁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철강산업의 공정·에너지 효율성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추가규제는 한계비용의 급증을 초래해 철강산업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손일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한 첫 걸음은 바로 시장을 감지하는 기술의 개발”이라며 “제품을 소비하는 최종 사용자의 2차적 수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