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낙마에 김영훈 변협회장 “대법원장 후보 공개추천”

by박정수 기자
2023.10.11 14:41:14

후보 추천 관행 깨려했으나…이균용 임명 불발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 우려…16일 공개 추천키로
지방변회 등 의견 받아 최종 후보 3∼5명 추천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가 대법원장 공개 추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회관에서 대한변협의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훈 변협 회장은 11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16일 사법평가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후보자들을 확정해 대법원장 후보를 공개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변협은 지난 6일 전국의 각 지방변호사회장에게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을 요청했고, 오는 13일 전국 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가 열릴 예정이다.

대법관과 달리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받아 임명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변협 회장 등의 후보 추천 효력이 없다. 그러나 변협을 비롯한 재야 단체들은 상징적 의미로 1999년부터 대법원장 인선을 앞두고 후보군을 공개 추천해 왔다. 다만 17대 대법원장 후보 지명을 앞두고는 변협이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

김 회장은 “변협의 대법원장 후보 추천으로 인한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 우려 표명 등 반발이 있었고,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과 국회의 동의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이번에는 대법원장 공개 추천을 자제했다”며 “하지만 기대와 달리 대통령의 임명권과 국회의 동의권이 충돌하고 급기야 대법원장 후보가 낙마하는 현 상황을 목도하면서 대한변협이 목소리를 내야 할 사명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법원장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지금도 상시화되고 있는 재판지연 현상이 심화돼 그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가중되는 것은 물론 향후 임기가 만료되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절차까지 중단돼 대법원 구성은 물론, 전체적인 사법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는 중차대한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변협은 10명 안팎의 추천 대상자를 사법평가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최종적으로 3~5명의 후보를 추천할 방침이다. 대상에는 대법관과 현직 법관, 재야 변호사 등이 총 망라된다.

김 회장은 “이번 대한변협의 대법원장 추천은 사법 위기를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표명하는 3만 변호사들의 결의”라며 “재야 법조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예정인 만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선택 대상 중 대한변협이 추천한 후보들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만일 대한변협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후보자가 정해진다면 동의권자인 국회 역시 최단기간 내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켜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