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호 우리금융 ‘새판짜기’…자회사 CEO 14명 중 9명 교체

by정두리 기자
2023.03.07 16:32:38

은행 포함 9개 자회사 대표 교체
지주 임원 11명에서 7명 축소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TF 신설
이원덕 행장은 막판 사의 표명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자회사 14곳 중 9곳의 CE0(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취임에 앞서 대대적인 조직·인사개편에 나섰다. 세대교체와 더불어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개편을 통해 조기에 경영안정을 꾀하고 내부 쇄신 분위기를 진작시킨다는 임 내정자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7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대표를 전원 교체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김경우 대표)를 CEO로 영입한 우리PE자산운용은 제외됐다.

우선 우리카드 대표에는 박완식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조병규 우리은행 기업그룹장을 내정했다. 우리종금 대표로는 김응철 우리은행 외환그룹장을 추천했다.

우리자산신탁 대표는 이종근 우리금융 경영지원부문 전무,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는 전상욱 우리금융 미래성장총괄 사장이 각각 추천됐다. 김정록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은 우리펀드서비스로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특히 우리자산운용 대표에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영입해 그룹 자산운용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진용을 강화했다. 각 자회사는 신임 대표가 부임하는 즉시 지주사의 기본 전략에 맞춰 인사,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현재 공석인 우리금융연구소 대표는 추후 선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자회사들의 경영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임 내정자의 의지에 따라 지주사를 슬림화하고 정예화했다. 이에 사업지원·미래성장총괄 등 2명으로 운영됐던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했다. 전략·재무·IT 등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하면서 지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지주 임원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했다. 지주 전체 인력도 20% 정도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했다. 지주 부문장(9개)에 본부장급 인력 2명을 과감히 발탁 배치하는 등 세대교체형 인사도 실시했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조직문화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기업문화혁신TF(회장 및 자회사CEO 협의체)’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해당 TF조직은 앞으로 그룹 차원의 기업문화혁신 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도 우리금융은 미래사업추진부문도 신설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전략을 추진하고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 그리고 금융권의 핵심 아젠다로 떠오른 ESG경영도 통합 관리한다.

우리은행 또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영업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영업총괄그룹은 폐지하는 대신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해 각 부문 산하에 5개,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들을 배치했다. 다만 부문장 자리는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한다.

아울러 임원 수를 감축하고(19명→18명), 총 18명 중 12명을 교체했다. 3개의 그룹장 자리에는 영업실적이 뛰어난 여성본부장을 전진 배치했다. 또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영업력을 확충하고, 상생금융부를 신설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집중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 행장은 올해 연말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뜻에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 은행장은 임회장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신속히 가동해 선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찾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