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코로나 청정국‘ 뉴질랜드도 뚫었다

by방성훈 기자
2021.08.18 15:44:04

17일 밤 델타변이 감염 확인…3일간 전국 봉쇄령
추가 감염자 발생한 오클랜드·코로만델은 일주일
"50~120건 추가 감염 가능성…호주서 흘러들어와"
뉴질랜드달러 가치 1.3% 급락…9개월만에 최저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밤 6개월여만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 청정국’, ‘방역 모범국’ 등으로 불렸던 뉴질랜드마저 델타변이에 뚫렸다. 약 6개월 만에 나온 첫 감염 사례가 델타변이로 확인됐다. 뉴질랜드는 즉각 전국적인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1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확인된 첫 감염사례 이후 추가로 6명에게서 양성반응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는 전날 밤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한 50대 남성이 북섬 동부지역의 휴양지 코로만델을 다녀온 뒤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하고, 즉각 3일 동안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날 추가 사례가 나오면서 뉴질랜드 보건당국은 확진자가 발생한 오클랜드와 코로만델의 봉쇄 기간을 일주일로 연장했다. 신규 감염자 중 한 명은 오클랜드 내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질랜드 보건부의 애슐리 블룸필드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50건에서 120건의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조 확진자인 50대 남성과 관련 “유전체 서열 분석 결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발생한 사례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감염된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던 총리도 “우리는 틀림없이 더 많은 사례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뉴질랜드가 바이러스에 뚫린 것은 이웃 국가인 호주에서 최근 델타변이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이 언제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인구 500만명의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부터 강력한 방역대책을 펼쳐 왔다. 그 결과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46명에 그치고 있으며, 누적 확진자는 3000명을 밑돌고 있다.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은 지난 2월 28일 이후 처음이며,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도 이번이 최초 사례다.

뉴질랜드는 호주와 입국자 격리를 면제해주는 ‘트래블 버블’을 시행해오다 지난달 호주 출신 코로나19 감염자가 뉴질랜드에 입국해 사흘간 머문 사실이 드러난 뒤 즉각 중단했다.

한편 뉴질랜드의 봉쇄결정 이후 뉴질랜드 달러는 전일대비 1.3% 하락한 0.69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으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